간부 공무원 162명, 22개 시군 교통 불편 사항 점검
"도민이 편하게 도청에 드나들 방법을 찾도록 현장에서 고민하겠습니다."
3일 오후 3시 20분쯤 안동터미널 대합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동대구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오후에 대구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었다. 관용차와 운전기사가 있는 도지사가 왜 버스를 탔을까. 지난달 22일 안동'예천 신도청 개청 이후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는 민원(본지 2일 자 2면 보도)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 도지사를 비롯한 경북도 공무원들은 이날 '도민과 함께하는 Bus-탄day'라는 슬로건 아래 노선별로 직접 버스에 승차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신도청을 오가는 도민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번 점검에는 도청 사무관급 이상 간부 공무원 162명이 총출동했다. 25개 반으로 나눠 개인별로 버스를 타보고, 각 운행 노선에 대한 교통 불편 사항을 점검했다.
점검에 나선 김 도지사는 버스에 승차한 뒤 창 측 6번 좌석에 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회사 관계자가 표를 확인하러 왔다. 김 도지사는 표를 보여준 뒤 그의 손을 꼭 부여잡으며 "앞으로 많이 이용할 테니 좀 봐 주이소"라고 했다. 이어 승객들에게 "막상 집 짓고 이사는 했는데, 신도시가 제 모습을 갖출 때까진 교통 문제 등 주민이 불편한 점이 많아 요즘 잠이 잘 오지 않는다"며 "모든 게 한 번에 해결되진 않겠지만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점검 대상은 신도청과 울릉을 제외한 22개 시'군, 서울'대구'세종을 왕복하는 노선이다. ▷노선별 배차 간격, 소요시간, 접근성, 연계 교통체계, 안내표지, 차량 청결, 승객 서비스 ▷터미널(정류장) 시설 관련 안내표지, 편의시설 등 대중교통 서비스 전반에 대해 점검했다.
이날 가장 먼 거리를 다녀온 이는 도민안전실 공무원 4명이었다. 이들은 오전 9시 신도청 인근 도로변 '도청 신도시 시외버스 정류소'에서 버스를 타고 영덕을 다녀왔다. 이날 하루만 7시간가량 버스를 탔다. 도민안전실 소흥영 안전정책과장은 "오늘 시외버스를 타보고 '자가용이 없는 사람은 신도시에 갇힐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시외버스 요금만 3만원 가까이 들었는데, 영덕에서 도청을 오갈 때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버스값도 많이 드는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안동터미널에서 동대구고속버스터미널까지 1시간 30분간 버스를 탄 김관용 도지사는 "오늘 대중교통을 이용해보니 터미널에서 신청사까지 이동 수단이 문제였다. 버스노선 개편이나 셔틀버스 운행 등을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경북도는 이번 점검에 나선 162명을 대상으로 7일까지 체크리스트를 제출받아 대중교통 개선에 이를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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