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가이' 배우 공유(37)가 돌아왔다. 3년 전 영화 '용의자'로 상남자의 '화난 근육'을 보여줘 팬들을 놀라게 한 그는 이번에는 유약한 남자로 정통 멜로에 도전했다. 눈 덮인 핀란드에서 만나 뜨거운 끌림에 빠져드는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남과 여'(감독 이윤기)다.
아이의 국제학교 캠프로 잠시 헬싱키를 찾은 여자와 해외 근무 중인 남자는 우연히 동행하게 된 핀란드 북쪽의 텅 빈 설원에서 서로에게 끌리고, 마음을 내주면서 흔들린다. 누군가의 아내와 남편으로 정작 자신의 외로움은 잊고 살았던 두 남녀가 서로로 인해 다시 남자와 여자로 돌아간다. 여자를 흔들어 놓은 남자 기홍이 공유가 맡은 캐릭터다.
알콩달콩한 멜로보다 어른스러운 멜로를 원했던 공유는 오래전부터 꿈꿨던 이야기를 했기에 갈증이 해소됐다고 한다. 그것도 그렇게나 멜로 호흡을 맞춰보고 싶던 '멜로의 여왕'과 함께라 더 좋았다. "예전부터 30대 중후반에 어른의 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했어요. 딱 그 나이 무렵에, 그것도 전도연 선배와 함께라니 더없이 좋았죠."
공유는 특히 "19금 등급이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물론 베드신을 '무척' 원했다는 말은 아니다. 표현의 제약에 부닥치지 않아 좋았다는 얘기다. TV에서는 표현되지 못하는 지점들이 꽤 많은데 이번에는 아니었다. '기홍의 고뇌가 덜 느껴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수차례 하긴 했지만, 최선을 다해 표현했다. 영화에는 그 감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공유의 떨리는 눈빛과 입술이 섬세하다.
공유는 본인이 기홍과 닮았다고 했다. 다정다감한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은 실망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미적지근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기홍을 이해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우연히 알게 된 사람에게 속내를 털어놓을 때가 있잖아요.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가정사를 얘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기홍은 상민(전도연)을 알아보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요. 순서가 바뀌었다고 할 수 있지만 몸으로 먼저 대화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죠. 기홍은 상민을 안으면서 확신이 생기지 않았을까요? 우발적이고 즉흥성이 있는데 그럴 수도 있다고 설득이 됐어요."
물론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없으니 선배의 도움을 받아야 했으나 그것보다 전도연과 함께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누나가 '나한테 하는 말 정말 좋았어!'라고 하는데 갈증이 해소되고 좋았어요. 확인받는 느낌이라서 최고의 칭찬이었던 것 같아요. 뭔가를 알아주는 것 같아서 기뻤죠. 벽 보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 외롭지 않았고요."
공유는 전작 '용의자'에서 거친 액션을 선보였다. '남과 여'의 감정 연기와는 많이 다르다. 뭐가 더 힘들까.
"대사가 없는 연기가 확실히 힘들다는 것을 느껴요. 싸움을 시키는데 손발을 묶어놓아 내게 무기 하나를 뺏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용의자'의 지동철이나 '도가니'의 인호 등 이전 작품들 속 캐릭터도 대사가 없었는데 전 그런 인물을 연기하는 걸 즐기는 것 같아요. 대사 없이 감정 연기를 하는 게 자신감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요? 자신감보다는 무모함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좋게 보고 판단하는 게 큰 위안이긴 하죠(웃음). 다음 영화인 '밀정'에서는 대사가 많은데 현장에서 항상 읊고 다녀요."
공유는 현실 속에서 자신에게 영화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어떨 것 같으냐고 하니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면 비난받을 수밖에 없지만 그 마음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 마음이 죄는 아니잖아요. 분명 나쁜 일에 속하지만 감정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 아닌가요? 물론 저는 기홍처럼 용감하게 돌진하진 못했을 것 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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