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외식 건강하게] 청소년들 식생활 문제는 없나

입력 2016-03-02 16:43:16

학교 밖에서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각종 먹거리. 매일신문 DB
학교 밖에서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각종 먹거리. 매일신문 DB

우리나라 청소년은 학년이 높을수록 과일'채소'우유 같은 권장식품 섭취 빈도가 낮았다. 특히 고학년 남학생의 패스트푸드 등 고열량 저영양 식품 섭취 빈도가 높았다. 1주일 동안 3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은 남학생의 비율은 16.5%, 여학생 14.5%였다.

청소년들의 과다한 탄산'단맛음료 섭취 역시 문제로 꼽힌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 주 3회 이상 탄산음료 섭취율은 남학생 32.3%, 여학생 19.1%였다. 주 3회 이상 단맛음료 섭취율은 남학생 41.7%, 여학생 34.4%였다. 매일 음료를 1회 이상 섭취하는 학생은 26.6%로 집계됐다.

"오늘 낮에 뭐 먹었어?"

"친구들하고 편의점 가서 삼각김밥 하나 하고 컵라면 먹었어요."

"어휴, 그거 먹고 되겠느냐? 좀 제대로 챙겨 먹고 다닐 수 없니?"

"다 그렇게 먹는 걸요. 김밥이나 햄버거, 떡볶이 같은 거지. 애들끼리 레스토랑 가나?"

휴일을 바깥에서 친구들과 보내고 온 10대 자녀와 부모의 저녁 시간 대화는 대개 이런 모습이다. 가급적이면 집에서 만든 제대로 된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지나치게 열량만 높고 영양소는 부족한 경우가 적지 않고, 나트륨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들도 많다. 특히 청소년 시기의 잘못된 식습관은 성인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관리가 필요하다.

◆청소년의 '위험한' 외식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발표한 '청소년 식습관 현황'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은 학년이 높을수록 과일'채소'우유 같은 권장식품 섭취 빈도가 낮았다. 특히 고학년 남학생의 패스트푸드 등 고열량 저영양 식품 섭취 빈도가 높았다. 1주일 동안 3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은 남학생의 비율은 16.5%, 여학생 14.5%였다.

보건복지부의 '청소년을 위한 식생활지침'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1회 이상 과일을 섭취하는 청소년은 25% 미만, 하루 3회 이상 채소 섭취율은 20% 이하, 하루 2회 이상 우유 섭취율은 15% 이하였다. 과일'채소는 비타민이나 무기질, 우유는 칼슘의 주요 공급원이다. 계명대 식품영양학과 최미자 교수는 "청소년들은 흔히 칼슘 섭취는 너무 적게, 나트륨 섭취는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며 "어릴 때 입맛이 잘못 길들여지면 체력'체격은 물론 노년기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조언했다.

한 시민단체의 조사에서는 길거리 간식 중 어묵에 373㎎, 떡볶이에 386㎎(이상 100g 기준) 수준의 나트륨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탄산음료 섭취도 줄여야

청소년들의 과다한 탄산'단맛음료 섭취 역시 문제로 꼽힌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 주 3회 이상 탄산음료 섭취율은 남학생 32.3%, 여학생 19.1%였다. 주 3회 이상 단맛음료 섭취율은 남학생 41.7%, 여학생 34.4%였다. 매일 음료를 1회 이상 섭취하는 학생은 26.6%로 집계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탄산음료 1회 제공량의 평균 당(糖) 함유량은 24g에 달한다. 과채 주스도 20.2g으로 높은 편이었다. 이어 과채 음료(16.6g), 혼합음료(15.1g), 유산균음료(11.2g) 등의 순으로 당이 많이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WHO는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 권고 기준은 일일 열량의 10% 미만(2,000㎉ 기준 50g 미만)이다.

일부에서는 젊은 층이 단맛에 빠져드는 이유로 분유를 꼽기도 한다. 분유에는 모유보다 훨씬 많은 양의 당 성분이 들어 있어 분유를 먹고 자란 지금의 세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단맛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의 탄산음료 섭취를 제한하려는 시도는 이미 제도화됐다. 2014년부터 초'중'고 내부와 학교 주변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편의점 등에서 여전히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만큼 청소년에 대한 올바른 식습관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예방의학과 박순우 교수는 "청소년이 자주 먹는 가공식품의 성분을 법적으로 제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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