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넘는 기사 대구 51% 넘어, 65세 이상 사고 비율 20% 웃돌아
이모(28'여) 씨는 최근 택시를 탔다가 내릴 때까지 손잡이를 꽉 붙잡고 있어야 했다. 70세는 넘어 보이는 택시기사가 운전대에 몸을 바짝 붙여 앉아서 곡예운전을 하는 통에 택시를 탄 15분 남짓 불안에 떨었던 것. 몸을 운전대에 바짝 붙여 앉은 이유에 대한 답이 "차선이 잘 안 보여서"라는 말을 듣고는 더욱 섬뜩했다. 김 씨는 "택시에서 내리면서 사고 없이 무사히 도착한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하소연했다.
65세 이상 고령 택시기사 갈수록 늘어나면서 택시 교통사고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전국 택시기사 중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비율은 2015년 19.48%(5만4천774명)로 2011년 10.9%(3만1천469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대구는 전체 택시 1만5천268대 중 60세 이상 운전자가 51%(7천789명, 2015년 7월 기준)나 된다. 택시운전 40년 차의 권모 씨는 "택시기사 자격을 얻는 게 어렵지 않아 퇴직 후 택시기사를 마지막 직업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령 택시기사 교통사고도 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조사 결과, 전체 택시 교통사고 가운데 65세 이상 택시기사의 사고 비율이 2011년 11.23%, 2013년 16.07%, 2015년 21.04%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택시기사 수 대비 사고 건수 또한 2015년 기준 65세 이상 기사가 6.12%로 65세 미만 기사(5.56%)보다 높았다.
강수철 교통과학연구원 부수석연구원은 "연구 결과 고령일수록 차량 속도에 둔감하고 긴급 대처 능력 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도 운전 경력이 길고 스스로 고령자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다 보니 크게 조심하지 않고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적잖다"고 분석했다.
사업용 차량을 운전하는 고령운전자의 운전 능력을 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부터 버스기사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자격유지검사를 하고 있지만 택시기사들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택시업계가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들어 자격유지검사에 반발해서다. 현재 택시는 사업용 차량 운전을 위한 운전적성 정밀검사를 통과한 운전경력 1년 이상, 만 20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시험을 통해 택시기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으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택시기사 자격은 계속 유지된다.
정연식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택시기사 자격시험에 나이 제한을 두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65세 이상 기사는 자격유지검사를 받도록 하는 등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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