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최고위 "살생부 실체 없다" 잠정 결론

입력 2016-02-29 20:35:07

친박 "비박계 자작극" 의혹 제기…논란 봉합에도 '계파 갈등' 남아

새누리당 김무성(왼쪽)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최근 당내 논란이 되는 이른바
새누리당 김무성(왼쪽)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최근 당내 논란이 되는 이른바 '공천 살생부설(說)'의 핵심인 정두언 의원과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살생부 이야기를 김무성 대표에게 들었다는 정두언 의원 발언으로 촉발된 새누리당 내 '살생부' 논란은 29일 오후 김무성 대표가 '공천 살생부설'과 관련, "국민과 당원께 심려를 끼쳐 사과한다"며 일단 진화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김 대표는 이날 최근 당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공천 살생부설(說)'과 관련, "당 대표로서 국민과 당원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당 대표의 사과 요구) 결론을 내렸고, 최고위 결정사항을 수용하겠다"면서 이같이 공식사과했다.

그는 또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정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하고, 공천과 관련해서 공정성을 저해하는 일체의 언행에 대해 클린공천위원회가 즉각 조사해 엄정하게 조치하도록 한다는 최고위 결정사항도 수용한다"고 밝혔다.

실제 당 최고위원회는 김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어 '살생부설'의 또 다른 당사자인 정두언 의원을 상대로 해명을 요구했으며, 살생부의 실체는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대표가 당 대표로서 민감한 공천 문제와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언급한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부적절했다고 보고 유감과 사과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 친박(친박근혜)계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조사특위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놨으나 김을동 최고위원 등이 "찌라시(사설정보지) 같은 것에 당이 흔들려서야 되겠느냐"면서 반대 의견을 표명함에 따라 관철되지 않았다고 당 관계자가 전했다.

당초 최고위는 이날 긴급회의에서 김 대표와 정 의원을 함께 불러 '대질 신문'을 벌이기로 했으나 대신 원유철 원내대표와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최고위 결정 사항을 김 대표에게 전달해 수용 의사를 얻어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살생부설에 친박계는 비박계의 '자작극'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살생부 논란의 주된 내용이 결국 친박계에서 비박계를 겨냥해 작성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친박계는 이번 살생부 논란이 비박계에서 주도권을 가진 이한구 위원장에게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정 의원이 살생부 진원지와 관련, 김 대표가 청와대 관계자를 언급했다고 밝히면서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김 대표의 공식 사과로 일단 '살생부설'을 둘러싼 논란은 봉합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이나 향후 총선 공천작업이 본격화할 경우 언제든 당내 계파 갈등이 재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내 내분이 총선을 앞두고 자중지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오는 '액션'일 뿐, 내부에서는 계파 간 공천 줄다리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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