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 수감 중 아들의 주검 발견하는데…
◆사울의 아들=헝가리 감독 라슬로 네메시의 데뷔작으로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전 세계 예술영화계의 찬사를 받았다. 여느 아우슈비츠 영화와는 다른 형식과 주제를 담은 걸작이다. 아우슈비츠에 수감된 사울은 시체처리반에서 일한다. 그는 아들로 추정되는 시체를 발견한 뒤, 장례를 치르기 위해 랍비를 찾는 일에 사활을 건다. 이로 인해 사울은 동료들까지 위험에 처하게 만든다. 인간의 비이성과 광기의 산물인 아우슈비츠 안에서 죽음과 함께 생활하는 자들에게 있어 이성적인 사고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생생한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영화는 특별한 형식을 취한다. 카메라는 클로즈업으로 가까이에서 사울을 따라가고, 그의 주변에서 펼쳐지는 죽음과 고통은 희미하거나 분절되어 표현된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사운드를 통해 극악무도한 고통의 현장 한복판에 있는 것과 같은 기운을 고스란히 전한다.
눈 덮인 핀란드서 시작된 사랑의 끌림
◆남과 여='멋진 하루'(2008)의 이윤기 감독이 전도연, 공유와 함께 완성한 멜로드라마. 최근 한국 영화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정통적 형식의 멜로드라마이며, 1966년도에 칸영화제 대상을 받은 프랑스 영화 '남과 여'의 기본 플롯과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핀란드의 서늘한 풍경은 맺어지기 힘든 사랑을 하는 두 사람의 불안감을 연상시키는 공간적 메타포로 활용된다. 헬싱키에 위치한 아이들의 국제학교에서 만난 상민(전도연)과 기홍(공유)은 먼 북쪽의 캠프장을 향해 우연히 동행하게 된다. 폭설로 도로가 끊기자 아무도 없는 숲 속 오두막에서 둘은 안게 되고, 서로 이름도 모른 채 헤어진다. 핀란드에서의 시간을 설원이 보여 준 꿈이라 여기고 서울의 일상으로 돌아온 상민 앞에 8개월 만에 거짓말처럼 기홍이 다시 나타나고 둘은 걷잡을 수 없는 끌림 속으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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