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개봉되는 위안부 영화 '귀향'
소녀들의 혼이여, 돌아오라
2월 24일 개봉 영화 '귀향'
1943년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제작한 조정래 감독은 2002년 강일출 할머니의 '태워지는 처녀들'이라는 그림을 본 후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거는 일본군이 증거 인멸을 위해서 아픈 소녀들을 집단 학살하는 범죄현장 이거든요." -조정래 감독
조 감독은 '귀향'의 '귀'자를 귀신 귀(鬼)로 써 먼 타지에서 원통하게 돌아가신 소녀의 영혼들이 고향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소녀들의 귀향은 쉽지 않았습니다. 예산은 일주일도 안 돼 바닥이 났고, 투자자-지원자는 물론 출연하겠다는 배우도 없었습니다.
"한 정치인은 '젊은 놈이 그렇게 할 일이 없냐'며 시나리오를 제 앞에서 던지기도 했어요." -조정래 감독
그러던 중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제작비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세계 각지 75,270명의 후원으로 12억여 원 조달.
손숙․오지혜․정인기 등 그 외 주요 배우들 재능 기부로 출연.
충무로에서 유명한 제작진들 역시 재능 기부로 참여.
이 중 눈길을 끈 배우들은 재일교포. 일본군 연기를 위해 자연스러운 일본어 구사 배우가 필요하다는 말에 그들은 망설임 없이 출연에 응했습니다. 그들은 알 수 없는 죄책감에 출연료는 물론 비행기 삯, 숙박비도 모두 자비로 해결했다고 말합니다.
"나에게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송재일(가명) 재일교포 3세
주인공 '정민' 역을 맡은 강하나 양. 재일교포 4세로 일본 조선인학교에 다니는 실제 학생입니다. 우연히 시나리오를 접한 하나 양은 충격으로 영화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하나 양은 당시 위안부 소녀들의 나이와 비슷한 16세 소녀입니다. 그녀는 일본군 겁탈 장면을 찍기 3~4시간 전부터 걱정되고 무서웠지만 할머니들의 아픔을 생각하며 촬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힘과 노력으로 완성된 '귀향'. 기획 13년 만에 완성됐지만 배급사를 찾지 못해 개봉이 연기됐고, 국내외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먼저 열기로 합니다.
-2015.12.10.~2016.01.17. 국내 후원자 시사회
-2016.01.22.~2016.01.30. 미국 LA, 애리조나 등 해외 후원자 시사회
"미국에서는 장례식장에서도 눈물을 보이지 않는 관례가 있는데 미국 시사회 당시 많은 사람들이 오열을 해 인상 깊었다."
"일본 와세다 대학에 다닌다는 일본 여학생은 행사 내내 날 따라다니며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조정래 감독(2월 4일 언론시사회 中)
시나리오가 완성된 후 영화관에 '귀향' 두 글자가 걸리기 까지 14년이 걸렸습니다.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지만, 소녀들의 귀향은 어렵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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