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전하는 진박 후보들, 이젠 정책 선거로 승부하라

입력 2016-02-21 21:03:53

대구 총선판을 희화화(戱畵化)한다는 비판을 받은 '진박 마케팅'이 실제로도 먹혀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구지역의 높은 지지율에 기대 비교적 손쉽게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던 당초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진박 후보는 선거 전략을 다시 짜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진박의 고전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KBS와 연합뉴스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교체 1순위'로 거론됐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지지율은 42.8%,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21%로 유 전 원내대표가 2배 이상 높았다. 동구갑도 사정은 같다. 류성걸 의원(40.2%)이 대구 진박의 좌장격인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장관(19.6%)을 2배 이상 앞섰다.

그뿐만 아니라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새누리당 후보가 될 가능성에서도 유 전 원내대표와 류 의원이 각각 49.8%, 38.4%로 선두였다. 이들 이외에 서구의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달성에서 중'남구로 옮긴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도 고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선거운동 초반이라 이런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그렇게 요란한 진박 마케팅에도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것은 이상 징후임이 분명하다. 진박 후보들은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곰곰이 반성해봐야 한다. 그 원인은 대구 시민의 반감 때문이다. 자신이 대구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는 없고 박 대통령과 친하다는 것만 내세운 것이 이런 반감을 자아냈을 것이다.

진박 마케팅에 대해 대구시민은 처음부터 탐탁지 않았다. 그런데도 진박 선전은 갈수록 도를 더했다. '진박 적자 카르텔'을 만드는가 하면 진박 후보를 지원한답시고 "붓글씨 잘 쓰는 것을 보니 진실한 사람"이라는 어이없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는 이런 전략이 역효과를 불러왔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렇다면 전략을 바꿔야 한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이제부터라도 자질과 능력, 정책과 비전으로 대구 유권자의 마음을 얻으려 해야 한다. 그것이 진박 후보 본인과 대구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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