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이 브랜드 로고를 놓고 유치한 싸움을 벌인다고 한다. 발단은 시교육청이 지난해 말부터 도시철도와 시외버스, 시내버스 등에 대대적으로 '대한민국 교육수도 대구'라는 브랜드 로고를 부착하면서부터다.
그러자 대구시가 지난 12일 대구버스운송사업조합과 26개 시내버스 회사에 시교육청의 브랜드 홍보물을 제거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그 근거로 '사업용 자동차 유리에 원천적으로 광고물을 부착할 수 없다'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을 들었지만, 이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공공 목적으로 시내버스에 스티커 홍보물을 부착한 사례가 적지 않았음을 볼 때, 시의 요구가 다분히 시교육청의 로고 사용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시내버스 회사들은 대구시로부터 매년 준공영제에 따른 거액의 지원금을 받기 때문에 대구시의 요구를 거절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시가 전례없이 시교육청과의 충돌을 각오하고 이런 행동을 벌인 데에는 자신들도 비슷한 성격의 브랜드 로고를 준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는 지난해 8월부터 향후 100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대구를 대표하는 브랜드 개발을 위해 30여억원을 투입해 대대적으로 홍보할 계획이었는데, 시교육청이 선제적으로 브랜드 홍보에 나서자 껄끄럽게 여긴 것이다. 시와 교육청이 어찌 보면 큰일도 아닌 것을 놓고 감정싸움을 벌이는 모양새여서 보기에 영 좋지 않다.
권영진 시장과 우동기 교육감은 공사석에서 자주 만나는 사이인데도, 이런 사소한 문제조차 조화롭게 해결하지 못한다면 대구의 미래를 위해서는 그리 좋지 못한 일이다. 교육청은 시가 브랜드 개발에 나선 것을 알았다면 좀 자제했더라면 나았을 것이고, 시는 불쑥 공문부터 보내기 전에 교육청과 협의해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어야 옳다. 그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권 시장과 우 교육감이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는, 어떤 저의가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을 갖기도 한다. 두 분 다 시민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대구의 어른'인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성숙한 자세로 함께 고민을 나누려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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