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방·허위사실 등 자유롭게 제작…유권자 눈길 끌기 아이디어 만발
'꽃을 든 남자 김문수, 얼굴 없는 현수막 유승민, 시 넣은 홍의락.'
총선 예비후보들이 개성 있는 선거 현수막으로 유권자 눈길끌기를 시도하고 있다. 선거 현수막에 꽃을 들거나 한복을 입은 사진, 유행어를 인용한 캐치프레이즈, 시 구절 등 각양각색의 아이템을 도입하는가 하면 후보의 얼굴 사진 없이 한 문장으로 절제미를 추구하는 현수막까지 등장했다.
선거 현수막은 예비후보가 유권자에게 자신을 알리는 가장 큰 무기다. 대로변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 높은 임차료를 내는 이유가 눈에 띄는 현수막을 걸기 위해서다. 과거에는 정해진 규격이 있었으나 지금은 상대 후보 비방이나 허위 사실만 게재하지 않으면 자유롭게 다양한 크기로 현수막을 만들 수 있다.
대구 수성갑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선거사무소 외벽은 지난 16일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김문수는 다릅니다'라고 적혀 있던 현수막은 사라지고 꽃다발을 들고 활짝 웃는 김 전 지사 사진으로 바뀌었다. 주제는 '수성갑의 프러포즈'다. 김 전 지사 캠프 관계자는 "딱딱하고 차갑다는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해 부드러운 사진으로 골랐다. '김문수는 다르다'는 것을 말로만 했는데 봄을 맞아 사진을 바꾸며 행동도 달라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복 사진으로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도 한다. 권은희 새누리당 예비후보(북갑)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사진으로 경쟁 후보와 차별화하고 있다. 얼굴 사진을 포기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승부한 후보도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예비후보(동을)의 현수막에는 '동구의 힘! 대구의 미래! 유승민'이라는 문구가 전부다. 글자 '힘'과 '미래'는 대구의 원로 서예가 남석 이성조 선생이 직접 써 선물했다. 유승민 의원 측은 "얼굴 사진을 넣을까 고민했지만, 총선에 임하는 우리의 진심을 잘 전달하고자 짧고 힘있는 문구를 넣었다"고 밝혔다.
반면 이재만 예비후보(동을)는 양복을 입은 대형 인물 사진을 외벽에 내걸었다. 대표 문구는 '의리와 뚝심'이다. 이재만 후보 캠프 측은 "우리 후보는 구청장 시절부터 두꺼비손, 뚝심의 황소 구청장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역 일꾼이 나랏일도 잘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야당 후보들은 톡톡 튀는 전략을 택했다. 북을에 출마장을 던진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동화 시인의 시(詩) '나 하나 꽃피어'를 인용한 문구를 현수막에 넣기 위해 경주에 있는 조 시인을 찾아갔다.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라. 네가 꽃피어 나도 꽃피면 결국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는가'라는 구절은 야당 불모지 대구에서 고군분투하는 자신의 정치적 상황을 나타낸다. 또 조명래 정의당 예비후보(북을)는 유행가 제목을 빌려왔다.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OST 제목을 인용한 '걱정 말아요 그대'를 현수막에 넣은 조 후보는 "좋은 정치가 걱정없는 사회를 만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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