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곤충 '고소애' 소고기 단백질의 두 배, 참기름보다 더 고소해

입력 2016-02-17 22:30:02

예천 농기센터 식용곤충 '고소애' 조리교실

김안나 경희대 식용곤충연구원이 잘게 다진 고소애를 넣어 만든 주먹밥을 예천군 우리음식연구회 회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권오석 기자
김안나 경희대 식용곤충연구원이 잘게 다진 고소애를 넣어 만든 주먹밥을 예천군 우리음식연구회 회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권오석 기자

"식용 곤충으로 만든 마법의 가루로 요리하니 참기름보다 더 꼬시네요."

17일 예천군 농업기술센터 조리실습실. 실내로 들어서자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이날 요리메뉴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용곤충으로 허가받은 고소애(갈색거저리)를 활용한 주먹밥, 고구마 맛탕, 토르티야 호떡, 바나나 주스 등이었다.

요리 강사로 나선 김안나 경희대 식용곤충연구원(박사)이 곤충요리 레시피를 알려주자 우리음식연구회 회원 20명이 곧바로 조리에 들어갔다. 김 박사는 "식용곤충 보급을 위해 2014년부터 고소애를 함유한 다양한 조리법을 개발하고 있으며, 고소애 함유 한식양념장 3종과 양식소스 8종 등 소스 14종과 한식메뉴 29종, 양식메뉴 21종 등 다양한 식용곤충 요리 레시피를 이미 완성했다"고 말했다.

교실 한쪽에서는 건조된 '고소애'를 기름에 살짝 볶아 다진 뒤 간장'된장'고추장 등과 섞어 원하는 모양의 주먹밥을 빚어냈다.

특히 고소애 분말과 흑설탕'토르티야'계피가루'견과류 믹스를 섞어 만든 '고소애 토르티야 호떡'과 '고소애 바나나 주스'는 회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생소한 식재료지만 분말 형태라 거부감 없이 조리가 진행됐다.

조리법의 차이는 크지 않아 보였지만, 고소애를 뿌리는 순간 음식의 고소함이 배가됐다. 갈색거저리는 영어로 밀웜, 우리나라에서는 고소한 애벌레라는 의미로 '고소애'라 불린다. 소고기 100g에는 단백질 21g이 들어 있는데 반해 고소애에는 50g이 함유돼 있어 육류를 대체하는 미래식량으로 각광받고 있다.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 심혈관 질환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병원식으로도 공급되고 있다.

권미숙 예천군 우리음식연구회 사무국장은 "처음 고소애를 본 순간 '저걸 어떻게 먹을까' 했는데 분말 형태로 만들어 거부감이 없고 맛은 참기름을 뿌린 이상으로 담백하고 고소했다"며 "오늘 배운 메뉴는 아이들 간식으로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16일부터 25일까지 곤충연구소와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되는 식용곤충 조리교실에는 예천군 우리음식연구회원 20여 명이 참여했다.

23일부터는 조우현 국가대표 셰프를 비롯한 곤충요리 전문가와 호텔 조리기능장 및 국내를 대표하는 다수의 셰프들이 참여하는 창업 위주의 식용곤충 강연이 열린다.

권천락 예천군 곤충연구담당은 "곤충 레시피와 조리 솜씨를 축적시켜 앞으로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예천 맛고을 길에 식용곤충 카페나 레스토랑을 운영해 전국적인 요리 브랜드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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