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행복해진다
겨울이면 호떡을 좋아한다. 퇴근길 늘 들르던 포장마차로 오늘도 호떡을 사러 갔다. 포장마차엔 이미 오신 손님 세 분이 맛있게 호떡을 드시고 계셨고, 아주머니는 열심히 호떡을 굽고 계셨다.
"아주머니, 저도 호떡 좀 주세요."
"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호떡을 구우며 대답하시는 아주머니가 오늘따라 신이 나 보였다. 잠시 후, 플라스틱 간이의자에 앉아 호떡을 드시던 아저씨 두 분 중 한 분이, 서서 호떡을 드시는 아저씨께 "야, 너도 앉아라" 하셨다.
열심히 호떡만 굽던 아주머니가 잠시 고개를 들고, 자신과 키가 비슷한 서 계시는 아저씨께 "아저씨 서서 호떡 드시는 거예요? 전 앉아서 드시는 줄 알았어요" 하셨다. 그 말을 듣고도 아무 반응이 없던 아저씨가 조금은 무뚝뚝한 음성으로 "아주머니, 서서 호떡 굽고 계세요? 난 앉아서 굽는 줄 알았네" 하시는 게 아닌가.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뒤에 서 있던 난 웃음이 터져 나오려 했지만 억지로 참으며 쿡쿡거렸다. 잠시 후 포장마차 안의 아저씨 세 분과 아주머니도 하하하하하, 호호호호호 포장마차가 떠나가라 웃으시는 것이었다.
난 그제서야 마음 놓고 허허허 웃었다.
내가 보니 서 계신 아저씨도 호떡을 굽는 아주머니도 그리 큰 키는 아니신 걸 보니 동병상련으로 서로를 위로하는 뜻으로 통쾌한 웃음을 만드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나 역시 마음껏 웃고 나니 하루의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았다.
아내와 두 아들에게 줄 호떡을 행여 식을까 가슴에 고이 품고 부지런히 걷는데, 자꾸만 나도 몰래 슬그머니 웃음이 밀려오곤 했다. 나의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마감시켜 주신 세 분의 아저씨와 아주머니께 감사의 마음과 함께 부디 행복하시길 빈다.
임병주(상주시 초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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