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대식(65'대구 서구 내당1동) 씨는 입담이 좋았다. '연예기획 이벤트 전문가'다웠다. 그는 각종 행사장에서 사회를 보거나 코미디 콩트, 레크리에이션을 담당하고 있다.
"섭외가 들어와 행사를 하게 되면 밥값은 반드시 하고 와야 한다"는 진 씨는 KT에 근무하다 6년 전 명퇴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에 방송반 활동을 하고 직장에서도 봉사에 앞장설 정도로 '끼'는 넘쳤다. 요즘 하고 있는 봉사활동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다.
그는 '대구사랑예술인봉사단체'에서 봉사단장을 맡고 있다. 이 단체는 대구에서 활동하는 100여 명의 연예인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팔공산 신안사랑마을에서 '100세 건강 효 자선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회원들은 웃음치료체조, 마술쇼, 벨리댄스, 하모니카 연주, 색소폰 연주, 국악과 가요 등으로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꾸몄다.
"봉사단에서 월 2회 정기적으로 자선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봉사하러 다니는 곳은 요양원, 소년원, 교도소, 군 병원입니다. 때로는 거리에서 자선공연도 하고요. 농번기 농어촌 일손돕기에 나서거나 무료급식 자원봉사, 공원 쓰레기 줍기 등 저희가 필요한 곳이라면 몸을 아끼지 않습니다."
진 씨는 음악에도 관심이 많다. 우리 지역의 유서 깊은 명소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 '팔공산 갓바위', '사문진 나루터' 등 대구 홍보를 위한 노래도 작사했다. 그가 쓴 노래는 대구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이 이곳저곳 행사장에서 부르고 있다.
봉사 생활을 40년 동안 이어오며 자선공연 578회를 기록 중이라는 그는 마음 씀씀이도 넓었다. 어려운 형편의 이웃을 보면 내 일처럼 나서 도와주곤 한다.
"한번은 길을 가는데 젊은 사람이 인사를 건네더군요. 낯선 사람이라서 누구냐고 물으니 대구교도소에서 자선 공연하는 것을 잘 보았다며 주춤거렸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나 허물을 감추는 편인데 그 젊은이는 신분을 밝히더군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일자리가 없다기에 제가 보증을 서고 세차장에 취업시켜 줬습니다. 작으나마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덕담도 해주었지요."
"마음을 나누면 행복해지고, 좋은 인연은 물질보다 마음을 보태는 것"이라는 진 씨는 개인적 영리를 목적으로 부르는 동창회나 경로잔치는 정중히 사양한다. 하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서 무료로 자신의 재능을 나누어주는 봉사를 한다.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고, 또 재능이 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최고가 되고 싶으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순간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보람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우리 고장을 사랑하고, 우리 고장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진 씨 같은 분이 아닐까. 그를 보면서 우리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결코 재능이 아니라 마음가짐이 우선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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