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서바이벌' 숨죽인 정치권

입력 2016-02-16 20:33:37

새누리 세부룰 미정, 후보자 몸조심…현역, 공관위에 빌미 잡힐까 속앓이

4'13 총선 새누리당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이 숨죽이고 있다.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이하 공관위)가 본격 출범하면서 주요 경선 일정의 윤곽은 드러났지만 세부 룰은 여전히 안갯속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구 출신의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현역 국회의원을 겨냥해 "저성과자와 비인기자를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며 강성 발언을 이어가자 지역 정치권도 바짝 엎드린 형국이다.

이 위원장이 연일 고강도 압박성 발언을 이어가자 이른바 '진박 후보'들과 맞짱을 떠야 하는 현역 국회의원들은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전략공천 가능성에다 일부 현역의원 컷오프 전망까지 나오면서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한 현역의원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지지율은 상대 후보에 비해 높지만 공관위에서 어떤 빌미를 잡을지 알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진박 후보들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공관위가 진박 후보들을 위해 정치적 판단을 내릴 경우 자칫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고,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되면 진박 후보들도 그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진박 후보는 "현역의원 공천 배제설에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 당사자여서 더욱 조심스럽다"고 했다.

1차 컷오프에서 살아남는 것이 최대 과제인 여타 예비후보들도 숨죽이기는 마찬가지다. 최종 경선 참여 인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탓에 '컷오프 서바이벌'에서 생존을 자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새누리당만 10명의 후보가 난립한 대구 중'남구와 7명의 후보가 출마한 대구 북갑의 경우 3~5배수를 두고 후보마다 셈법이 다르다. 중구의 한 예비후보는 "컷오프에서 몇 명이 탈락할지에 대한 기준이 나오지 않았다. 더욱이 전략공천이 현실화되면 기존 후보 모두 배제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때문에 후보들은 상대의 네거티브 선거전에 대해서도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공관위 자격심사에서 상대 후보의 흑색선전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서다. 무소속 출마설에 시달렸던 곽대훈 달서갑 예비후보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무소속 출마설은 상대 후보의 근거 없는 음해이고, 경선을 앞둔 예민한 시점에서 (상대 후보는) 부적절한 구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속앓이만 하는 후보도 있다. 흑색선전에 정면 대응할 경우 논란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남구의 한 예비후보는 "상대 후보들이 '지역구를 바꾼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퍼뜨려서 억울하기 그지없지만 논란만 확대시킬 수 있어 정면 대응은 삼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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