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경북도의 모습은 머리가 두 개지만 몸은 하나로 결국 오래 못사는 쌍두사(雙頭蛇)와 같다." "대구경북이란 계란은 절반으로 나뉘어 있다." 지난 2011년 11월 대구에서 열린 대구경북 경제통합과 상생발전 모임에 참석한 대구경북 22개 기관'단체 참석자가 쏟아낸 비판적 발언 내용의 일부이다. 이 행사는 지난 2006년 시작된 대구경북경제통합 활동이 부진하자 관련 기관'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2014년 '대구경북 한 뿌리 상생위원회'가 출범했고 마침내 지난해 3월 대구경북은 28개 공동과제를 골랐다. 대구경북이 현실적으로 힘든 행정통합 대신 경제통합 뜻을 모은 지 10년 세월이 걸렸다. 강산이 한 번 변하고서야 가시적인 결과를 내기에 이른 것이다. 대구시가 지난 1981년 친정인 경북도에서 분리 독립, 35년 딴살림 뒤 일궈낸 성과다. 쌍두사가 '함께 오래 사는 법'을 터득한 셈이다. 사정이 비슷한 시·도 분리지역 어느 곳도 해내지 못한 경험이다.
세상일은 이합(離合)과 집산(集散)이 상사(常事)고, 늘 같지 않아 무상(無常)하다. 자연, 종교, 사람도 그렇다. 때(時)가 쌓여 날(日)이 되고, 날이 모여 달(月)로 바뀐다. 달을 반복하면 해(年)로 이름을 달리한다. 종교 역시 같다. 불교 경우 석가 열반 뒤 대승(大乘)과 소승(小乘)으로 갈렸다. 또 부처의 마음을 따르는 선(禪)과 말씀을 믿는 교(敎)의 딴 길로 나뉘기도 했다. 서양 종교 역시 비슷하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또 알 수 없다.
사람 또한 하나는 외로워 둘이 되거나 둘이 하나 되어 살기도 하기에 사람이 모여 생긴 조직 역시 그럴 수밖에 없다. 필요하면 뭉치고 그렇지 않으면 다시 떨어져 흩어지는 게 마땅하다. 대구경북 뿌리인 경상도(慶尙道) 역사가 그랬다. 고려조 1314년 경상도란 이름이 처음 기록된 뒤 500년을 보내다 조선 말 1896년 경상남북도로 헤어졌고, 대구는 다시 1981년 경북도에서 떼어졌다.
그런 대구경북이 대구라는 '한 터에 뿌리내린 두 몸'으로 보낸 35년의 딴살림에 이어 이제 터조차 달리하게 됐다. 경북도가 지난 12일부터 안동·예천 신도청사로 본격 이사를 시작하면서다. 겉으로는 명실상부 '두 터에 뿌리를 내린 두 몸'이다. 하지만 무상한 이합과 집산에도 불구하고 중생(인간) 구제라는 종교 목표가 한결같듯 도청 이전에도 이미 장수법을 깨친 대구경북 쌍두사의 상생 동행(同行)은 여전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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