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감동' 나는 체육인이다] 손경호 대구고 야구부 감독

입력 2016-02-15 00:01:00

강팀 되려면 훈련 뿐… 이 악문 '우승 청부사'

지난해 10월 부임한
지난해 10월 부임한 '우승 청부사' 대구고 야구부 손경호 감독이 학교 야구장에서 선수들과 공을 주고받으며 지도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쉽게 물러서지 않는 팀을 만들 겁니다."

겨울에도 대구고등학교 야구장은 조용할 날이 없다. 예년 같으면 다른 곳으로 전지훈련도 다녀왔겠지만 이번엔 짐을 꾸리지 않았다. 작년 하반기 야구장을 개·보수해 비디오분석실과 실내 타격연습장을 마련하는 등 어느 곳 못지않은 시설을 갖춘 덕분이다.

야구부원들의 훈련 모습을 날카로운 눈으로 지켜보는 이는 지난해 10월 부임한 손경호(50) 감독이다. 손 감독은 1999년부터 경상중 감독을 맡아 지난해까지 11차례나 팀을 정상에 서게 했다. '우승 청부사'라고 불러도 무색하지 않을 성과다.

"저 혼자 이룬 게 아닙니다. 젊은 나이에 지도자 생활을 시작, 아이들과 함께 뒹굴고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고 악착같이 매달렸는데 그 모습이 학부모들의 호감을 사게 됐어요. 자연스레 좋은 선수를 스카우트할 수 있었죠. 경상중 동문인 최영수 ㈜크레텍책임 회장님의 지원도 많은 도움이 됐고요."

손 감독이 맡은 팀은 훈련량이 많다. 이전에 맡았던 경상중은 물론이고 대구고도 마찬가지다. 최근 설날을 맞아 잠시 여유를 가졌을 뿐, 1월 1일도 쉬지 않은 채 훈련을 이어오고 있다. 손 감독이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확실히 받고, 정확히 던지는'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다. 기본기를 제대로 다지려면 훈련량이 많아야 한다는 게 손 감독의 생각이다.

"다만 몸은 지쳐도 마음은 안 지치게 해줘야 합니다. 선수들 세심히 살펴야 하죠. 잠깐이라도 아이들과 마주치면 먼저 말을 걸고 조언을 해줍니다. 감독이 자신에게 관심을 많이 두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야 아이들이 쉽게 지치지 않아요."

대구고는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야구 신흥 명문으로 자리를 굳히는 듯하다가 지난해 전국 규모 대회에서 모두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대구고에선 손 감독이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주길 희망한다. 대구고 동문의 기대도 크다. 이곳 동문은 야구에 대해 남다른 열정으로 유명하다. 연습 경기를 관전하고 응원할 뿐 아니라, 휴대전화로 촬영해 영상을 공유하는 동문도 여럿이다.

"학교나 동창회에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는 걸 잘 압니다. 사실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하려고 합니다. 이젠 경기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감이 좀 오는 것 같아요. 잘해낼 자신이 있습니다."

현재 손 감독은 투수진의 수준이 괜찮다고 판단, 수비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기에서 서로 좋은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면 승부는 박빙이 될 테고, 그 상황에선 수비가 승부를 가른다는 생각에서다. 또 타격 코치로 이름을 날렸던 김용달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을 한 달여 동안 초빙해 공격력을 가다듬는 중이다.

손 감독의 1차 목표는 전국 대회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다. 또 3, 4년 안에 고교 야구 최고의 팀을 만드는 게 그의 꿈이다. 이 과정에서 프로 무대를 주름잡을 선수도 나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스스로, 적극적으로 매달리는 선수가 결국 성공합니다. 재능이 전부가 아니라 정신력과 노력이 보태져야 오래갈 수 있어요. 그걸 아이들에게 알려주면서 강팀, 강한 선수로 키워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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