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과정 만화 같은 엉뚱한 상황…40년간 여러 버전으로 인기몰이
관람료 9천원을 받는 엑터스토리의 '대구 소극장 살리기 프로젝트' 두 번째 연극, '춤추는 수사본부'가 17일(수)부터 다음 달 26일(토)까지 엑터스토리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일본 현대연극을 대표하는 극작가 겸 연출가, 재일교포 츠카 코헤이(한국이름 김봉웅)의 1973년 작 '열해(아타미)살인사건'을 전 대구시립극단 수석단원 김은환이 새롭게 연출한 작품이다.
도무지 답을 찾을 수 없는 살인사건 수사가 진행 중인 일본 도쿄 경시청 형사실로 젊은 형사 구마다가 전입해 온다. 구마다는 부장 형사 기무라와 여순경 하나꼬가 보고서를 조작하고 지문을 날조하는 모습을 보며 혼란에 빠진다. 용의자 모모따로가 갑자기 수사실에서 모습을 감춰 한바탕 소동도 벌어진다. 사라졌던 모모따로는 쇼의 한 장면처럼 기상천외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다. 기무라와 하나꼬는 모모따로에게 오히려 경의를 표하고 그를 정중히 대접하며 수사를 진행한다. 이렇게 만화 같은 엉뚱한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 수사는, 그리고 이야기는 도대체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걸까.
이 작품은 초연된 이후 지금까지 40년 넘도록 무대에 오르고 있다. 한국에서도 1985년 처음 소개된 이후 꾸준히 각색되고 있다. 최근 이 작품의 40주년 기념 공연이 일본에서 열렸는데, 초기에 참여했고 이제는 원로가 된 배우들이 다시 무대에 섰을 정도로 역사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그렇게 만든 작품의 힘은 무엇일까. 김은환 연출가는 "무대 위의 코드가 갑자기 전환되고 배우가 느닷없이 객석에서 등장하는 등 여러 신선한 연출을 최초로 시도한 선구자격 작품이다. 또 연출가가 배우들의 즉흥적인 의견을 모아 작품을 만드는 일종의 '브레인스토밍' 작업 방식도 처음 선보였다. 그래서 40년간 여러 버전의 '열해살인사건'이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도 또 다른 버전인 셈이다.
김은환 연출가는 이 작품에 '스타일 유희 연극'이라는 수식을 붙였다. 다양한 스타일의 조명과 긴장 및 이완을 반복하는 음악으로 무대에 대한 집중을 높인다. 또 만화 같은 장면을 구성하거나 극중 추리를 대사가 아닌 액자 그림으로 보여주는 등 여러 시각적 요소를 활용한다. 김은환 연출가는 "관객들이 다소 낯설어할 수 있지만, 새로운 작품을 봤다고 느낄 수 있도록 공연 작업을 하고 있다. 실은 공연 직전까지도 작품이 어디로 향하게 될 지 알 수 없다. 그것도 관객과 공유할 수 있는 묘미 중 하나"라고 밝혔다.
부장 형사 기무라는 이창호, 용의자 모모따로는 조정흠, 여순경 하나꼬는 고은아, 젊은 형사 구마다는 민주현, 보조 출연은 강원모와 장선아가 맡는다.
수'목'금'토요일 오후 7시 30분. 일'월'화요일은 공연을 쉰다. 053)424-8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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