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하늘에 나타난 지진운… 누리꾼 '지진 전조 현상' 논란

입력 2016-02-10 19:35:21

길고 물결 모양 줄지어 관측…인터넷 커뮤니티·SNS 후끈

8일 오전 11시쯤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상공에 나타난 지진운 모양의 구름(독자 김동우씨 제공)
8일 오전 11시쯤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상공에 나타난 지진운 모양의 구름(독자 김동우씨 제공)

설날인 8일 대구에서 '지진운'으로 보이는 구름이 관측돼 설 연휴 동안 인터넷 등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지진운은 지진의 전조 현상으로 알려진 구름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 '대구 하늘' '대구지진운' 등을 주제로 한 사진들이 잇달아 올라와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사진엔 가늘고 기다란 물결 모양의 구름이 줄지어 하늘을 뒤덮은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날 경주와 포항에서도 지진운이 관측됐다는 글과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구 등 국내에서 곧 지진이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등의 추측성 글이 온라인에 나돌았다.

실제 지진운 관측 후 지진으로 이어진 일이 국내에서 발생한 적이 있다. 지난해 12월 9일 부산에서 지진운 모양의 구름이 관측됐다는 사진과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와 화제가 된 뒤 2주 후인 22일 전북 익산에서 규모 3.9의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규모로, 이날 부산과 서울에서도 지진 감지 신고가 접수됐다.

지진운은 지난해 한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된 한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지진이 발생하기 전 하늘에 특정 모양의 구름인 '지진운'이 관측된다는 일본 지진예지협회 대표 사사키 히로하루 씨의 주장을 소개했다.

사사키 씨에 따르면 지진 발생 일주일 전에 지진운이 나타나는데, 지진이 발생하기 전 땅속에 축적돼 있던 전자파 에너지가 균열된 지반을 뚫고 대기로 뿜어져 나와 특정 모양의 구름을 형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2005년 4월 일본 간토지방 치바현에서 나타난 규모 6.1의 지진을 발생 열흘 전에 예측했다. 2008년 5월 중국 쓰촨성 대지진 발생 일주일 전에도 비슷한 모양의 지진운이 목격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지진운과 지진이 관련돼 있다는 주장이 큰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정모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는 "전자파가 구름의 형태를 변형시킬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원태 기상청 지진화산관리관도 "지진을 예측할 수 있는 검증된 과학이론은 아직 없다"며 "지진이 발생한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지질학 구조상 대기현상에 영향을 줄 만큼의 전조 현상이 나타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