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급 공무원 A씨는 경북도청이 안동·예천 신청사로 이전하지만 대구에서 출퇴근을 한다.
남편이 경남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올해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이 되는 자녀 2명이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신도시에 고등학교가 2018년이나 돼야 문을 여는데다 대입을 앞둔 고3 수험생을 안동·예천에 있는 다른 학교로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어쩔 수 없이 출퇴근 결심을 했지만 하루에 왕복 4시간 이동하는 것이 고단할 수밖에 없어 걱정이다.
일이 늦게 끝나면 친한 동료 직원 집에서 잠도 자고 할 작정이다.
사무관 B씨는 세집살림을 해야 한다. 딸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아내는 대구에 직장을 다니기 때문이다.
사무관 C씨는 공무원 임대아파트에 들어가지만 임대 보증금을 대출받아야 한다.
자녀가 서울에서 대학에 다녀 대구 아파트를 전세 주고 아내와 둘이 안동으로 가려했지만 이 계획도 틀어졌다.
주택 경기가 한풀 꺾여 대구 아파트에 들어올 세입자를 구하지 못했다.
이때문에 임대아파트 보증금을 별도로 마련해야 하고 대구 아파트에 세입자가 들어올 때까지 아내도 당장 함께 갈 수 없다.
C씨는 "당장 현금 8천만원을 갖고 있지 않아 대출을 받야할 것 같다"며 "주택거래가 뚝 끊겨 대구 아파트에 세입자가 언제 들어올지 장담할 수 없어 당분간 아내와 떨어져 살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6급 D씨는 안동에 아파트를 구입했으나 혼자 이주한다.
남편이 대구에 직장을 갖고 있는데다 딸이 고등학생이어서 대구에 아파트 월세를 얻어 남편과 가족들이 생활하도록 했다.
혼자 생활할 안동 아파트에 들어가는 가구 등은 싼 것으로만 구입했다.
두집 살림에다 가구와 전자제품 등 비용 부담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나중에 혹시 대구로 돌아가면 안동 집도 팔고 가구도 모두 버릴 작정이다.
경북도가 지난해 11월 도청과 도의회에 근무하는 직원을 상대로 도청 신도시 이주 상황을 파악한 결과 나홀로 이주가 가족을 동반하는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
전체 직원 1천662명 가운데 가족과 함께 이사한다고 응답한 경우는 570명이었다.
그러나 나홀로 이주는 이보다 많은 691명으로 나타났다.
또 401명은 출퇴근 의사를 보였다.
이에 다라 도는 대구에서 신청사로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위해서 통근버스 16대를 운영한다.
또 신청사 주변에 직원임시숙소 30실(1실 2인)를 마련했다.
대구에서 장거리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야근 등으로 불가피하게 출퇴근용 차를 이용하지 못할 때 일시적으로 숙박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도청 이전으로 나홀로 이주하거나 가족이 동반 이전하는 경우, 어쩔 수 없이 출퇴근해야 하는 공무원들 모두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에서 이주 지원비로 3년간 매월 30만원씩 지급하지만 비용면이나 생활면에서 어려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 공무원은 "혼자 이사를 가는데 신청사 주변에 오피스텔이나 원룸이 아직 완공되지 않아 안동 중심지 원룸을 얻었다"며 "여기서도 출퇴근에 하루 40분 정도가 걸린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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