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파동으로 집권 여당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의 생존 여부는 이번 총선의 최대 이슈다. 유 의원은 작년 5월 야당과 공무원연금 협상 과정에서 행정부 시행령에 국회의 견제 기능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합의했고, 이를 청와대가 '위헌'이라 문제 삼으며 갈등이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진실한 사람' '배신의 정치' 발언은 유 의원을 겨냥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원조 친박'이었지만 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인'으로 낙인찍힌 유 의원이 대구에서 공천을 받느냐가 이번 총선의 최대 이슈이자, 대구 총선판을 규정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앞만 보고 뛰는 유승민
최경환 진박 지지 투어에 무대응 일관
헌법 1조 인용…선문답 하는 듯 '일침'
지난 1일 대구 동구 반야월시장에서 만난 유 의원은 여유 있고 소탈한 모습이었다. 이날은 유 의원이 4'13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총선 행보에 나선 첫날이다. 체면을 차리고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예상을 뒤집었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빨간 점퍼를 입은 채 허리 숙여 주민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안녕하세요. 유승민입니다"라고 다가가는 모습에 주민들은 지지를 보내거나 "더 숙여야 돼"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다른 예비후보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뛰겠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최경환 의원(경산'청도)의 이른바 '진박 지지 투어'와 관련해서는 일절 대응을 하지 않았다. 또 '진박 연대에 맞설 의향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손사래를 쳤다.
유 의원은 "그냥 열심히 주민들 만나서, 열심히 하는 걸로 그냥 끝까지 하겠다"면서 선거운동에만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진박'을 의식한 듯 "앞만 보고 뛰겠다. 결과는 대구 시민, 동구 주민들이 결정해 줄 것"이라면서 "거리에서, 시장에서 주민들의 손을 잡으면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의 무거움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정치권 한 관계자는 "유 의원은 박근혜정부에 대해 '헌법을 잘 지키고 있는 정부인가'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출하고, '봄이 곧 올 것'이라면서 선문답을 하는 듯하지만 자기 할 말은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지지자-이형락 정치평론가
유승민 의원은 대구를 대표하는 전국적인 정치인이 됐다. 대구의 경쟁력을 증명할 인물이다. 집권여당의 최고위원, 원내대표를 스스로 힘으로 쟁취했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신서혁신도시, K2 이전 등 대구와 동구의 미래를 설계하고 만들어 가고 있다. 대구의 소중한 자산을 정치적인 소신이나 계파가 다르다고 내친다면 대구는 영원히 무기력하고 자생력을 상실한 타성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또 전국적으로 비난받는 도시가 될 것이다. 다른 도시는 키우려고 해도 키울 인물이 없어 안달인데 대구는 차기 대권주자로 인정받는 인물을 도태시킬 것인가? 유 의원이 '국가와 국민, 역사와 대구를 위하여'라는 대의를 가지고 정치적 고난을 극복해 내길 희망한다. 유 의원은 그러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정치인이다.
◇유승민 '대항마' 이재만
8년간 구청장…동구 애정 뒤지지 않아
특별법 없는 K2 이전 방식은 '헛 공약'
"대구 동구 주민들에게 동구를 위해 일하려는 진심을 전해 드리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재만 대구 동을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제가 유승민 의원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은 아마도 3번에 걸쳐 국회의원직을 수행한 점이지 않을까 싶다"면서 "하지만 저 역시 동구청장으로 2번에 걸쳐 8년간 구정을 살피면서 누구보다 동구 곳곳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쏟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동구 곳곳에 제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는 점은 제가 자신 있게 말씀 드릴 수 있다"면서 "동구에 제가 품고 있는 관심과 애정이 누구한테 뒤질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이 예비후보는 "유 의원과 결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항마'라는 표현이 참 좋게 받아들여진다"면서 "19대 국회를 가리켜 '식물국회'라고 부른다. 국정 운영을 위해 함께 힘써줄 사람이 필요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며, 그 의미를 담아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이라고 지칭하는 것이라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예비후보는 "진심을 담아 동구를 걱정하고 모든 열정을 쏟아부어 일해 나갈 것이란 점이 지역과 주민들에게 전해진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분명 저를 응원해 주실 거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예비후보는 K2 이전과 관련, "유 의원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면서 "과연 어떤 사업시행자가 이전사업을 진행할지, 대구시는 7조원의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 방식에 대해서도 국비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특별법이 반드시 개정돼야 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개정이 없는 K2 공군기지 이전과 관련한 공약은 주민들에 대한 '헛 공약'과도 같은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만 지지자-김성수(38'대구 동구 동촌동)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지역의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다. 동구청장 재임 8년간 동구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끌었다. 신서혁신도시건설,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등이 이재만 예비후보의 청장 재임시절 완공됐다. 반면 유승민 의원은 10년 동안 K2 이전을 되풀이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유 의원은 K2 이전 사업비 7조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방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동구 주민을 현혹하는 것이다. 이 예비후보는 지역을 위해 온몸을 던지는 스타일이다. 유권자들이 국회의원으로 뽑아준다면 동구의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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