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많은 대구] 경상감영 있던 3대 도시·항일운동 치열했던 "역사 대구"

입력 2016-02-06 00:01:00

항일 역사 담아 낸 '근대골목' 삼성의 모태 된 '삼성상회 터'

대구는 보수
대구는 보수'폭염의 도시로 낮춰 불리지만 알려지지 않은 진면목을 알게 된다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해가 떠올라 어둠을 헤치고 대구를 비추는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 중구 근대골목에선 대구정신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동산의료원 내 청라언덕에서 중구청 주최로 열린
대구 중구 근대골목에선 대구정신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동산의료원 내 청라언덕에서 중구청 주최로 열린 '3·1 만세운동 재현' 행사.
근대골목
근대골목 "좋아요" 서문시장 "맛있어요" 삼성상회 터 "기대되요"

대구는 때때로 움츠러든다. 선거 때면 '수구꼴통', 여름이면 '폭염도시', 사건사고 발생 때 '고담(gotham'어둠침침한 범죄도시) 대구'라는 낙인 때문이다. '애정 어린' 비판이 아닌 '애정 없는'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알면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 관심 부족이나 편견으로 '대구가 싫다'고 단정하면 안 되는 이유다. 분명 알면 사랑하게 될 대구의 진면목이 있다.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의 희망을 엿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대구다.

◆뿌리 깊고 찬란했던 역사

대구는 조선의 3대 도시 중 하나였다. 현재 남'북한의 수도인 한양(서울)과 평양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과거의 영광은 경상감영이 대구에 설치된 16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400여 년 동안 대구는 역사의 한가운데 있었다. 근'현대에 와선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 등 국가가 어려울 때 중요한 역할을 했다.

중구 근대골목에선 대구정신을 만날 수 있다. 동산 3'1만세운동길, 이상화'서상돈 고택 등은 항일운동의 치열했던 역사를 담고 있다.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지사들이 동구 신암동 공원에 잠들어 있다.

경제활동도 왕성했다. 대구 최대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은 조선 때 세 손가락 안에 들었다. 경상감영이 자리 잡은 뒤 인구가 늘고 강을 통해 물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큰 장으로 발돋움했다. 지금은 3만4천㎡ 면적에 4천600여 개의 점포가 있고 2만 명의 상인이 활동한다. 하루에 7만~8만 명이 찾을 정도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화의 본거지였다. 한때 전국 직물거래량의 52%를 대구가 맡을 정도로 섬유도시로서 이름을 떨쳤다. 제일모직과 제일합섬, 코오롱, 갑을방직, 한일합섬 등 세계 최대의 합성 직물 공급지가 대구였다. 또 반도체'스마트폰 등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의 모태가 됐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은 1938년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열고 청과물과 건어물을 팔았고, 이를 토대로 현재의 삼성을 일궜다.

◆자랑거리 많은 현재

현재도 대구의 자랑거리는 많다. 우선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다. 지난 30년 동안 대구에는 큰 자연재해가 없었다. 2002년과 2003년 '매미'와 '셀마' 등 대형 태풍이 한반도를 덮쳤을 때도 대구는 안전했다. 지난 50년 동안 리히터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한 번도 없었다. 최근 100년 기준으로 대구의 역대 일일 최다 강수량은 225.8㎜로 부산(439㎜)의 절반이고, 하루 최대 풍속도 초속 25.3m로 부산의 35m보다 적다.

교통 요충지다. 대구에는 경부고속도로를 비롯해 중앙, 대구~부산, 대구~포항, 대구~창원, 광주~대구 등 6개의 고속도로가 놓여 있다. 이는 전국 6대 광역시 중 가장 많은 수다. 이외에도 KTX를 이용하면 서울까지 1시간 45분이면 도착하고, 고속'시외버스를 통해 전국 대도시는 물론 주요 중소도시로 연결된다.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자연도 빼놓을 수 없다. 그중 으뜸이 팔공산이다.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울창한 숲과 시원한 계곡,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눈 덮인 봉우리 등 사계절 아름다운 산이다. 선덕여왕과 왕건, 원효, 일연, 퇴계 이황, 김시습 등 많은 인물이 거쳐 간 스토리를 품고 있다.

◆희망을 품은 미래

대구시는 과거의 영광, 현재의 가치를 바탕으로 미래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가산업단지와 혁신도시, 첨단의료복합단지, 수성의료지구 등 주요 성장 거점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ICT(정보'통신기술)와 자동차부품, 섬유, 의료 등 지역특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서대구'제3공단, 성서산업단지 등 기존의 낡은 공업'산업단지에 대해 재생사업을 벌여 전략사업 구역과 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미래가 희망적인 건 풍부한 교육'의료 인프라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수성구는 2014년 전구 230개 시군구 가운데 교육만족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경산을 포함한 대구권에 대학이 25곳이나 된다. 여기서 매년 7만 명의 인재가 배출된다. 더불어 대구에는 5개 의과대학에 29개 종합병원, 30개 한방병원이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역사의 중심지였던 역사와 자랑거리가 많은 현재를 통해 청년 유출 등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찾을 수 있다"며 "부족한 것을 채우고 잘못된 것은 고치는 변화와 혁신에 시민들이 함께 참여한다면 더욱 행복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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