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설 연휴 개봉영화] 코미디 영화가 명절엔 최고지…애들도 있는데 만화영화 봐요

입력 2016-02-06 00:01:00

'검사외전' '오빠생각' '로봇, 소리' '나쁜 놈…' 4파전

검사외전
검사외전
빅쇼트
빅쇼트
쿵푸팬더3
쿵푸팬더3

설 연휴와 방학 시즌이 겹쳐진 영화 극장가는 1년 중 최고 성수기다. 이번 5일간의 설 연휴 동안 어떤 영화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한번쯤 온 가족이나 친구끼리 극장 나들이를 계획하는 것은 어떨까.

이번 시즌 극장가에는 세 가지 유형의 개봉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가족 단위가 즐기기에 좋은 규모가 큰 한국영화, 고급 취향의 영화 팬을 설레게 할 아카데미 공략 예술영화, 어린이와 청소년이 좋아할 애니메이션.

◆한국영화

전통적으로 명절 시즌에는 가족 단위로 가볍게 볼 한국 코미디 영화가 개봉하는 것이 하나의 관례처럼 되어 있다. 설 연휴 최고 기대작은 단연 황정민, 강동원 투톱 주연의 '검사외전'이다. 이 영화는 '7번방의 선물' 같은 류의 교도소 영화로, 천만 관객 티켓 파워를 입증한 황정민과, 인기나 연기 면에서 정점에 선 강동원의 스타성에 기댄다.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무대뽀' 다혈질 검사와 허세 남발 꽃미남 사기꾼의 예측 불허의 반격 작전이 성공할지를 따라가는 이야기로, 이미 개봉도 하기 전에 예매율에서 최고기록을 달성하고 있어, 추후 개봉 성적에 관심이 쏠린다. 황정민의 흥행 연타가 성공할지, 영화 선택에 있어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던 강동원의 안목이 이번에도 통했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중국 합작 영화로, 손예진, 진백림 주연의 액션 코미디 '나쁜 놈은 죽는다'는 중국 신예 감독 손호가 연출했다. 제주도 여행 중 사고 난 차량을 도와주기 위해 차를 세운 창주(진백림)와 친구들이 운전대를 잡고 쓰러진 한 여인(손예진)을 향해 "괜찮아요?"라고 물어보는 사이, 그녀가 깨어나고 총성과 함께 추격전이 시작된다. 얼떨결에 납치까지 당한 창주는 살벌한 포스의 그녀, 그리고 그녀의 뒤를 쫓는 수상한 남자와 경찰까지, 진짜 나쁜 놈이 누구인지 가려내야 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흥행배우 손예진과 중화권 스타 진백림의 연기 대결이 볼거리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어린이 합창단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오빠 생각'은 주연인 임시완의 열연과 귀여운 어린이 배우들의 재능에 힘입어 현재 흥행 선두에 올라 호조세를 띠고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샘을 자극하는 영화라, 재미는 있지만 신파성에 대한 호불호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었으나, 현재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황당한 설정 같지만 한국의 사회상을 판타지에 멋지게 녹아낸 휴먼 SF 드라마 '로봇, 소리'의 흥행 성적은 못내 아쉽지만, 좋은 영화라는 입소문을 타고 있어 앞으로 차차 저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참사로 인해 딸을 잃은 아빠가 딸의 행방을 추적하던 도중, 뭐든지 들을 수 있는 로봇을 만나고, 딸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이해하게 되며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는 이야기다. 아버지와 딸의 가족 서사, 엉뚱한 로봇의 코믹 상황, 생활연기의 완성을 보여주는 이성민의 열연이 눈에 띌 뿐만 아니라 곳곳에 한국사회의 허약한 틈을 비판적으로 공격하며 우회적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므로, 재미와 의미 면에서 탄탄하다.

설 연휴 한국영화는 '검사외전' '오빠 생각' '로봇, 소리' '나쁜 놈은 죽는다'의 4파전이 될 것이다.

◆예술영화

오는 28일에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할리우드가 위치한 L.A.에서 열리며 주로 영어권 영화를 대상으로 하지만 수많은 스타의 참석으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다. 곧 다가올 시상식을 앞두고 아카데미 후보작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설 시즌에는 이번 주 개봉한 '캐롤'과 함께 이미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그리고 2008년 미국 금융위기를 재치 있게 그려낸 '빅쇼트'가 대결을 펼친다.

'캐롤'은 19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여성들 간 사랑의 환희와 비극을 오가며 우아하게 펼쳐지는 정통 멜로드라마다. 케이트 블란쳇, 루나 마라의 불꽃 튀는 열연이 볼거리다. 루나 마라는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이미 수많은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하며 아카데미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 서 있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온 자의 실화를 그린 1820년대 배경의 '레버넌트'는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의 강력한 후보다. 이번 시상식 최고 화제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다섯 번째 연기상 지명 끝에 끝내 트로피를 거머쥘 것인가 하는 것이다. 수많은 전문가가 이번에는 트로피가 디캐프리오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많은 팬은 애정을 담아 디캐프리오의 아카데미를 향한 눈물 나는 구애를 패러디하고 있다. 또한 감독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츠 이냐리투가 지난해 '버드맨'에 이어 2년 연속 작품상과 감독상을 가져가며 아카데미에 새로운 기록을 남기게 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영화는 끔찍한 상황을 극사실주의로 재현하고 있어, 온몸이 찢기며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사나이의 체험이 관객에게 진짜 공포처럼 다가온다. 디캐프리오의 모든 것을 건 열연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얼마 전 미국 제작자협회상(PGA) 최우수상을 받게 되면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빅쇼트'도 놓치지 말아야 할 수작이다. PGA 수상은 곧 아카데미 작품상으로 연결된다는 정설이 있다. 아카데미에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색상, 편집상 등 5개 부문 후보로 오른 이 영화는 2005년, 세계 경제를 걸고 은행을 상대로 도박을 벌인 4명의 괴짜 천재들의 실화를 극화했다. 세계 금융경제의 허약성을 고발하는 흥미진진한 코미디이지만, 이것은 현실이기에 또 하나의 공포로 다가온다. 금융 자본주의 세계의 추악한 현실에 근거한, 지적인 코미디의 맛을 잘 살린 영화다. 곧 다가올 미국 대선과 한국 대선의 핵심 단어가 될 '경제' 문제를 제대로 꼬집는다.

◆애니메이션

어린이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으로는 '쿵푸팬더3' '앨빈과 슈퍼밴드4' '최강 전사 미니특공대: 영웅의 탄생' '극장판 꼬마버스 타요'가 있다.

지난주에 개봉한 '쿵푸팬더3'는 전작이 500만 명을 넘긴 흥행대작인 데다, 가족 코미디 영화로 손색없는 작품이라 설 시즌에 잘 맞는다. 현재 흥행 순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잭 블랙, 앤젤리나 졸리, 더스틴 호프만, 성룡의 목소리 연기는 어른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충분하다. 놀기 좋아하고, 먹는 게 행복이며, 덤벙대는 게 특기인 꼬마 팬더가 쿵푸를 마스터해야 하는 것은 인생 최대의 도전이다. 강력한 악당과의 대결이라는 전통적인 선악 구도가 많은 이들의 호응을 이끌어낸다.

노래하고 춤추는 다람쥐 3인방이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며 위기감을 느끼게 되는 '앨빈과 슈퍼밴드4'는 재혼 가정이라는 현대 사회의 흔한 문제를 아이들의 시선에서 보여준다.

'최강 전사 미니특공대'는 인간세상을 위협하는 음모에 맞서 싸우는 미니 특공대의 위대한 탄생을 보여주는 한국 애니메이션이며, '극장판 꼬마버스 타요'는 국가대표 캐릭터 꼬마버스 타요를 스크린으로 구현한 한국 애니메이션으로, 두 편 모두 어린이 관객의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는 캐릭터 영화다. 두 편의 미국 어드벤처 애니메이션과 두 편의 한국산 애니메이션의 맞대결을 지켜보는 것도 관람 포인트다.

이 중에서 '검사외전'과 '쿵푸팬더3'가 흥행 선두를 놓고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명절 연휴의 전통적 흥행 강자 한국 코미디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대작 중 어느 쪽으로 추가 기울지, 어른 관객과 어린이 관객 중 누가 더 극장가에서 힘을 발휘할지 추이를 지켜보게 된다. '우리우리 설날', 춥고 지친 몸과 마음을 극장에서 따뜻하게 녹일 영화들의 향연이 기대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