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해안가 대형 향유고래 29마리 떼죽음

입력 2016-02-05 18:55:34

최근 유럽에서 대형 향유고래들이 길을 잃고 육지로 밀려와 떼죽음을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은 향유고래 1마리가 이날 오전 영국 동부 헌스탠턴 해변으로 밀려와 몇 시간 만에 폐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최근 2주 동안 유럽 해안가에서 숨진 향유고래는 모두 29마리로 늘었다.

이날 약 100명의 동물 애호가들은 고래 주변에 모여 다시 물속으로 헤엄쳐 들어가기를 응원했지만, 고래는 결국 몸부림치다 숨을 거뒀다.

구조 요원들이 물을 퍼다 붓는 등 응급조치를 했지만, 고래가 너무 크고 무거워 구하지 못했다.

향유고래는 길이가 최대 20m에 달해 이빨이 있는 포식동물 중 가장 크다. 무게는 25∼30t에 이른다.

지난달에도 이 해변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고, 비슷한 시기 인근 링컨셔 해변에서도 세 마리가 떠밀려와 숨졌다. 네덜란드, 독일 등 다른 나라 해안가에서도 향유고래 여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아직 향유고래 떼죽음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영국다이버해양생물구조대(BDMLR)의 스티븐 마시는 고래 개체 수 증가가 폐사의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포경 금지 이후 향유고래 개체 수가 늘어난 데 따른 현상이라는 것이다.

마시는 "고래 폐사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그동안은 인간의 대규모 고래잡이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바다에 떠다니는 선박이나 석유 굴착 시설에서 빚어내는 소음이 음파로 신호를 주고받는 고래들을 방해해 길을 잃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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