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옆 학교 지망 했는데, 통학 30분 걸리는 고교라니…"

입력 2016-02-05 00:01:00

2016학년도 대구 고교 배정 발표…중학교 3년 교실 환호·탄식 교차

4일 졸업식이 열린 대구 수성구의 A중학교. 오전 강당에서 졸업 행사를 마치고, 학생들은 고교 배정 통보를 받으러 교실에 모였다. 담임교사로부터 배정 고교가 적힌 통보서를 받은 학생 사이에 탄식과 환호가 교차했다.

대부분 1'2지망 학교에 배정이 됐지만, 원하지 않게 다른 구의 조절학교에 걸린 한 학생은 울음을 터뜨렸다. "친구도 없이 나 혼자 이 학교에 가기 싫다"면서 시작된 여학생의 울음은 통곡으로 변했다,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온 학부모들로 교실이 가득 찼지만 일순 숙연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한 학부모는 "졸업하는 날 굳이 고교 배정 발표를 할 필요가 있나. 중학교 시절을 마감하는 자리에서 원하지 않은 결과를 받은 학생의 마음은 어떻겠냐"고 혀를 찼다.

2016학년도 추첨 고등학교 배정 발표 이후, 대구시교육청은 빗발치는 전화와 결과에 항의하고자 찾아온 학부모,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정오부터 배정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른 시간부터 '미리 알 수는 없는지' '발표가 어디서 나는지' 등을 묻는 전화로 벨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렸다.

특히 결과 발표 후 해당 부서 직원들은 ▷같은 재단 학교에 6년이나 보내야 하나 ▷왜 우리 아이만 2지망 학교가 걸렸나 ▷친한 친구들과 다른 곳으로 배정돼 적응이 어려울 것 같다 등 대부분 화가 난 상태로 걸려오는 전화를 응대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직접 교육청을 찾아 '하소연'을 한 어머니는 급기야 눈물을 훔쳤다. 이모(49) 씨는 "집에서 걸어 5분도 안 될 정도로 가까운 학교에 지망했는데, 통학시간 30분 넘게 걸리는 학교로 배정돼 너무 억울하다"며 "고등학생 때는 잠을 조금이라도 더 자는 게 유리한데 앞으로 3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상심이 큰 학부모들에게 배정받은 학교의 장점, 교통편 등을 안내하며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며 "학생들이 희망하지 않은 학교로 가더라도 학부모가 잘 다독여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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