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관심 어린 눈길과 112신고가 아동학대를 근절시키는 첫걸음입니다.
2015년 12월, 인천에서는 11세 소녀가 친아버지와 동거녀로부터 갖은 폭행과 학대를 받다 2층 창문을 넘어 탈출한 사건이 있었다. 이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우리 모두는 11세 소녀가 그동안 겪었을 아픔에 함께 가슴 아파했고, 한편으론 어린 소녀를 학대한 어른들에 분노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1월에는 부천에서 친부모가 7세 아들을 폭행하여 사망케 한 것도 모자라 시신까지 훼손한 사건이 있었고, 바로 사흘 전에는 같은 지역에서 목사 아버지가 13세 딸을 폭행하여 사망케 한 사건이 연이어 알려지면서 온 국민을 다시 한 번 충격에 빠뜨렸다.
이와 같은 충격적인 사건들로 최근 아동학대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그 일환으로 장기 미출석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등이 이어졌고, 그 결과 아동학대 피해 사실들이 밝혀져 많은 아이들이 보호받게 되었지만, 아직도 여전히 많은 아이들은 부모의 학대 속에서 고통받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해 12월 24일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발표한 아동학대 현황 보고서는 이 추측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해 주고 있는데, 그 내용은 우리나라의 피해아동 발견율(아동 1천 명당 1명)이 점차 높아지고는 있으나, 미국(아동 1천 명당 9명)에 비해서는 현저하게 저조하다는 것이다.
아동학대는 대부분 가정 내부에서 이루어지기에 직접적인 발견이 어렵고, 아동의 자발적인 신고도 어렵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또한 부모의 아동학대를 그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쯤이라고 가볍게 넘기는 불감증이나, 타인의 일에는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는 개인주의 의식도 저조한 피해아동 발견율에 한몫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인천 11세 아동학대 사건을 살펴보자면 한 시민의 관심 어린 눈길과 용기있는 112신고가 그 소녀를 아동학대에서 구해 주었다. 음식을 가득 담는 야윈 소녀의 모습과 행동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다 의아함을 가지고 112에 신고한 슈퍼마켓 주인이 없었다면 그 소녀는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져 끔찍한 학대에 시달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실제로 1년 전 그 소녀는 탈출에 성공하였으나 이를 발견한 시민이 집으로 데려다 줘 더 심한 폭행과 학대를 받았다는 사실은, 주변에서 마주치는 아동을 향한 관심과 112신고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우쳐 주고 있다.
아동학대는 더 이상 가족 내부에만 맡겨 두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회적 문제이다. 주변에서 마주하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면 주저하지 않고 112에 신고하는 것은 이 사회의 어른으로서 아이들에 대해 다해야 할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이다.
아동권리보호단체인 굿네이버스에서는 다음의 8가지 항목을 아동학대 징후로 나열하고 있다. 1)별다른 이유 없는 잦은 지각 또는 결석, 2)계절에 맞지 않는 옷, 3)부모를 지나치게 무서워하는 태도, 4)계속 들리는 이웃집 울음소리 또는 비명소리, 5)다치기 어려운 부위의 상처, 6)병원에 잘 보내지 않는 보호자, 7)나이에 맞지 않는 성적행동, 8)실수에 대한 과잉반응이 그 징후이다. 해당 징후가 보인다면 망설이지 말고 112에 적극적으로 신고해주길 바란다.
지금도 어디선가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도움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마주치는 아동에 대한 당신의 관심 어린 눈길과 용기있는 112신고로 우리 지역의 아동들은 보호받을 것이며, 웃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