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스윙 같은 샷…15년간 홀인원 4번 행운"
"파4 알바트로스 포함, 홀인원만 총 4번."
새해 '내 골프 인생 대박사건' 시리즈를 기획하고, 지난달 말 제보전화 1통을 받았다. 놀랍게도 골프 경력 15년에 홀인원만 4번을 했다는 요지였다. 전화로는 그 내용을 상세히 들을 수가 없어, 직접 만나서 점심 한 끼 하면서 취재를 하자고 역제안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속으로 "와~~ 진짜 대박!"이라고 외쳤다. 이 시리즈를 시작하고, 그야말로 제목과 딱 맞는 사례를 찾았다고 쾌재를 부르기도 했다.
2월 첫날(1일) 점심때, 홀인원만 4번 한 행운의 주인공을 만나러 대구 달서구 대구수목원 쪽으로 갔다. 수더분한 얼굴과 편안한 인상을 한 사업가였다. 대형 쇼핑몰 시행사인 엠스퀘어 플러스(현풍 테크노폴리스 내 위치)이재수(54) 대표. 사무실 응접실에 들어서니 화려한 홀인원 기념패 4개와 이를 공식적으로 입증한 증서 4개가 양쪽 테이블에 놓여 있었다. 놀라움 그 자체였다. 경력 20년이 넘은 골퍼뿐 아니라 몇몇 프로 골퍼들도 한 번도 못해봤다는 '홀인원'을 15년 경력의 아마추어 골퍼가 4번이나 했으니, 쉽게 비교하자면 로또 1등 또는 2등을 4번 맞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대표는 "홀인원할 때, 4번 모두 공을 안 맞춘 것 같은 빈 스윙의 느낌이 들었다"며 "사실상 홀인원은 운이 따라야 하는데, 저는 때마침 어떤 특별한 날에 홀인원을 했다"고 밝혔다.
#1. 첫 홀인원, 2007년 12월 19일 청도 그레이스CC 7번홀
때마침 대통령 선거일이었다. 투표를 하고, 골프장으로 향했다. 이날 전체 타수도 95타로 평소 때보다 더 못쳤다. 하지만 7번홀 130m 정도의 거리였는데, 공이 귀신처럼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홀인원 보험도 안 들었던 터라 500만원 이상 '생돈'을 써야 했다. 그랬지만 이후 홀인원 기운으로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제 사업은 잘 됐습니다.
#2. 두 번째 홀인원, 2013년 10월 9일 영천CC 2번홀
한글날이었다. 영천CC에서 가장 어렵다는 2번 홀. 검은 모래 벙커가 사방으로 둘러싸여 세미프로, 싱글 플레이어들조차 어렵게 느끼는 홀이다. 이 대표는 150m를 6번 아이언으로 공략했다. 풀 스윙으로 휘둘렀는데, 공이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홀컵에 쏙 들어갔다. 두 번째 홀인원 때는 300만원짜리 보험을 들어 내 지갑에서 나가는 지출을 조금은 막았다. 이날 총타수는 81타.
#3. 세 번째 홀인원, 2014년 12월 20일 대구CC 5번홀
아버지 기일이었다. 대구CC 동코스 120m 파3 5번홀. 앞핀이라 치기가 애매해서, 로빙샷으로 붕 띄웠다. 힘 조절이 잘 돼서인지 핀 옆에 붙겠다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 이상이었다. 1년여 만에 또 홀인원이라는 신기원을 이룬 것. 선친이 도운 홀인원이었다. 보험금으로 500만원을 받아 홀인원으로 인한 경비 부담은 줄였다. 총타수는 81타.
#4. 네 번째 홀인원, 2015년 9월 20일 경주 마우나CC
캐디를 잘 만난 날이었다. 이날 권혁대 캐디는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얘기를 계속했다. 그 말은 마우나 코스 6번홀에서 현실이 됐다. 파4 283m 거리의 홀에서 캐디는 내리막으로 가로지르는 1온 방향을 안내했고, 이 대표는 권 캐디를 말대로 드라이버 샷을 했다. 비거리 230m 정도 날아갔는데, 이 공은 알바트로스 홀인원이 됐다. 이 홀인원은 홀 핀을 뽑고 나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총타수는 78타.
※'내 골프인생 대박사건' 새 시리즈에 여러분의 사연을 담아 드립니다. 문의=골프담당 권성훈 기자 053)251-1665, 이메일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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