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대 뺨치는 훈련 "국가대표 한 번 해야지" 다독여
대구FC의 이영진 감독이 해외 전지훈련지인 중국 쿤밍에서 일명 지옥의 '지명 수배' 훈련으로 선수들의 체력과 근성을 키우고 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김성근 감독이 경기 후 특별 과외 훈련을 시키는 것과 유사하다.
쿤밍의 해경체육기지 내 대구FC 훈련장. 2시간가량의 오후 훈련이 끝나면 '지명 수배' 훈련이 시작된다. 단체 훈련으로 잔뜩 지친 상황에서 시작되는 개인 과외 교습은 한 마디로 지옥 훈련이다. 특수부대의 체력 훈련을 연상케 하는 이 훈련의 교관은 이영진 감독과 손현준 수석코치다.
2일의 지명 수배자는 미드필더 류재문과 중앙 수비수 김동진'박태홍이었다. 올 시즌 주전 자리를 예약한 선수들로 코칭스태프의 애정이 담긴 부름이었다.
힘이 빠질 대로 빠진 류재문은 가볍게 움직이는 것조차 버거워했다. 하지만 국가대표 미드필더 출신의 이 감독은 일대일로 류재문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공을 받기 전에 동료의 움직임을 먼저 살피라는 이 감독의 지시에 따라 류재문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10여 분간 거칠게 류재문을 몰아붙인 이 감독은 "재문이 국가대표 한 번 해야지"라며 사기를 북돋웠다.
손 코치는 골대 부근에서 김동진과 박태홍을 상대로 헤딩 훈련을 시켰다. 손 코치는 끊임없이 공을 차올리며 두 수비수에게 한숨 돌릴 시간을 주지 않았다.
앞서 1일에는 중앙 수비수 조영훈과 홍정운이 손 코치의 부름을 받아 단내나는 헤딩 훈련을 했다.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피스와 크로스 상황에서 상대의 체격 좋은 선수들과 헤딩 경합을 하는 경우를 가정해 두 선수는 쓰러졌다가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헤딩을 했다.
목이 쉬도록 불호령을 내린 손 코치는 "감독님이 고안한 훈련이다. 선수들에게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를 심어주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