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큰 인물' 강석호에 맞붙은 "대통령 성공" 전광삼

입력 2016-02-03 00:01:00

새누리 경선 영덕·영양·봉화·울진

강석호 의원과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최근 지역구 전통시장을 찾아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강석호 의원
강석호 의원과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최근 지역구 전통시장을 찾아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강석호 의원'전광삼 예비후보 제공

4'13총선 새누리당 후보 경선을 앞두고 '김무성계' 재선의 강석호 의원이 친박계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의 강력한 도전에 고전하고 있다. 강 의원이 두 차례 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던 영양'영덕'봉화의 민심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전 전 춘추관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내세우며 민심을 파고들고 있고, 강 의원은 4개 군의 군수'도의원'군의원 등에 기대 '3선 큰 인물론'으로 민심 돌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광삼 돌풍, 강석호 고전

전광삼 예비후보와 강석호 의원 간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빙이다. 지난달 29일 자 영덕의 주간지 고향신문이 보도한 4개군 대상 여론조사(ARS'2천36명 표본'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에 따르면 단순지지도에서 강 의원과 전 예비후보가 39.8%를 기록했다. 후보 적합도에서는 강석호 40.3%, 전광삼 37.9%로 2.4%포인트(p) 차이를 보였다.

두 사람의 가상대결에서는 강 의원이 공천받고 전 전 춘추관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강 의원이 8.7%p 앞섰지만 전 전 춘추관장이 공천을 받을 경우 강 의원을 18.7%p 차로 압도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자 울진의 주간지 울진신문 보도한 여론조사(ARS'1천36명 표본'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p)에서는 강 의원이 40.2%, 전 예비후보가 38.3%로 1.9%p 차이를 보였다. 강 의원이 실질적인 사주인 경북매일이 포항MBC와 공동으로 조사해 보도한 지난달 19일 자여론조사(ARS'1천25명 표본'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결과는 강 의원이 39.4%, 전 예비후보가 34.1%로 5.3%p 차를 보였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 예비후보 측은 "인지도가 절대적으로 열세인 점과 경선 신인가점을 가정하면 사실상 판세를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 의원 측은 "울진을 빼고는 다른 세 지역에서 모두 앞서고 있다"고 반박했다.

◆영덕

영덕은 강 의원의 최대 텃밭이다. 강 의원은 포항남울릉에 16대 때 자민련 간판으로 출마했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지난 18대 때부터 지역구를 영덕으로 옮겨 두 차례 선거에서 4개 군 중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영덕에서 70%가 넘는 지지를 얻어 내리 당선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험로가 예상된다. 지난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의 불협화음과 원전문제를 둘러싸고 형성된 반 강석호 정서 탓에 지지도가 예전 같지 않다. 이 틈새에 친박으로 분류되는 전 예비후보가 급속하게 지지세를 확산시키고 있다. 영덕읍 이모(62) 씨는 "강 의원은 원전문제에 국회의원으로서 책임감 있는 리더십을 보이지 못해 주민들에 실망감을 줬다. 지역발전론 역시 외화내빈이다"고 평가했다. 반면 강구면 김모(54) 씨는 "강 의원이 3선이 되면 지역 예산 확보와 발전에 있어서 더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원전도 지역발전의 의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양

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 강 의원에게 50~60%의 지지를 보냈던 영양의 총선 민심도 이번에는 강 의원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 예비후보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에서 득표력을 보인 인사들과 일부 군의원 등의 지지를 얻어내면서 조직이 가동되고 있다. 영양읍 박모(63) 씨는 "인지도에서 강 의원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던 전 예비후보 측의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홍보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했다. 특히 총선 경선이 지난 지방선거의 복사판으로 진행되면서 현 군수가 추진하는 영양댐'풍력발전 등의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세력들이 전 예비후보 쪽으로 결집하고 있다. 이들은 "강 의원이 그동안 영양댐 건설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오지 않다가 이제 와서 '3선이 되면 임기내 댐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며 비난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강 의원 측은 "3선의 여당 중진이 배출돼야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다. 여당 후보라면 누구라도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집권여당의 정권재창출을 바란다"고 주장했다.

◆봉화

강 의원의 또 다른 텃밭 봉화도 꿈틀거리고 있다. 전 예비후보의 약진이 매섭기 때문이다. 전 예비후보는 대학선배인 엄태항 전 봉화군수와 손잡고 표밭을 누비고 있어 강 의원의 독주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엄 전 군수는 도의원 1선, 봉화군수 3선을 지내 기반이 탄탄하다. 엄 전 군수의 지지층이 전 예비후보 측에 본격적으로 가담할 경우 강 의원에게는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강 의원 측은 "전광삼 후보에 대해서는 군대를 안갔다온 것을 중점적으로 알리고 있다. 강의원은 해병대 출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 예비후보 측은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갔다가 허리를 다쳐 중도에 포기했고 허리부상 때문에 군대를 못 간 것을 두고 '안 간 것으로' 비방하는 것은 허위사실 유포다"고 발끈했다.

◆울진

울진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이지만 이번 총선을 계기로 낙후된 울진의 변화를 바라는 여론이 강하다. 울진에서는 이곳 출신의 전 예비후보가 강 의원을 상당히 앞서는 분위기인데 강 의원은 당 조직을 기반으로 반격을 펼치고 있다. 북면 김모(50) 씨는 "새누리당 조직에서조차 현 군수나 강 의원에게 호의적이었던 사람들이 전 예비후보에게 호의적이거나 상황을 관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전 후보에게 지지세가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비판적인 울진의 분위기에 강 의원은 지난달 28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울진~봉화 분천 33.1㎞의 '경북순환철도 조기구축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강 의원은 "건설 중인 동해중부선 철도와 연계해 울진과 봉화(분천)를 연결하는 철도가 놓인다면 경북 내륙과 해안을 완주하는 경북순환철도가 완성될 수 있으며 그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고 강조했다.

영덕 김대호 기자 dhkim@msnet.co.kr

영양 엄재진 기자 2000jin@msnet.co.kr

봉화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울진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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