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생태 교란하는 뉴트리아, 구체적인 퇴치 방안 마련해야

입력 2016-01-25 00:01:00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해 대구를 비롯해 경산과 고령 등 낙동강과 금호강 일대 17곳에서 뉴트리아 349마리를 잡았다. 앞서 2014년 8곳에서 잡은 150마리에 비해 배가 넘는다. 특히 지난해는 265마리가 금호강 일대에서 잡혀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낙동강 하류의 서식지가 점차 대구경북으로 북상 중이고 번식도 왕성하다는 증거이다.

뉴트리아는 모습이 쥐와 비슷하나 길이 90㎝, 몸무게는 10㎏에 이른다. 토끼 같은 앞니, 개처럼 뛰는 모습으로 괴물쥐 혹은 물토끼, 민물개로 불린다. 생태계 질서를 파괴하는 대표적인 유해 동물이다. 벼, 고구마, 양배추 등 농작물과 수생식물을 가리지 않고 하루 1㎏을 먹어치운다. 활동 반경이 4㎞에 이르고 뿌리까지 갉아먹고 땅에 15~20m의 굴을 뚫고 산다. 농가의 농작물 수확 감소는 물론 뚫은 굴로 댐, 둑, 제방이 내려앉는 등 피해가 크다. 2009년 포유류 가운데 처음으로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된 이유다.

사실 뉴트리아의 피해는 과거 농가 소득을 위해 도입한 황소개구리 등 사례처럼 정부 정책의 실패 결과다. 남미가 원산지인 뉴트리아는 고기 식용과 가죽의 모피 이용을 위해 1985년부터 수입됐다. 하지만 판로와 소비 문제로 사육 대신 강, 호수 등에 마구 버렸고 그 폐해는 고스란히 남았다. 농작물 피해 확산과 함께 포획에 나섰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 됐다. 아직도 9천여 마리가 번식 중이고 90%는 낙동강 하류에 머물고 있다.

문제는 서식지의 북상과 분포 확산이다. 이번 대구환경청의 포획 분포가 이를 잘 보여준다. 금호강 하류인 검단동과 팔달동뿐만 아니라 상류인 안심에서도 53마리를 잡았다. 나아가 금호강 지천인 경산 오목천에서도 60마리가 포획됐다. 주 서식지 낙동강 하류를 벗어나 중류로 퍼진 데 이어 낙동강 지류와 지천까지 점령한 셈이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수많은 경북의 강, 하천을 통한 추가 피해가 분명하다.

대구지방환경 당국은 물론 특히 강을 낀 대구경북 지자체는 피해 확산을 막을 지속적인 포획과 경계 활동을 펴야 한다. 퇴치단 보강과 포획 지점 확대, 포획 인센티브 제공 등 실효적인 대책을 늦출 수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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