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통제·뱃길 끊겨 통행 뚝, 생필품 보급 차단…육지 나온 200여 명 집 못가 발동동
"울릉도가 국내에서 가장 눈이 많이 오는 지역으로 꼽히긴 하지만 울릉읍 내에서 이 정도의 눈이 쌓인 것은 도대체 몇 년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집 밖으로 나오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울릉도가 추위와 눈, 풍랑으로 완전히 고립됐다. 울릉도에는 24일까지 무려 엿새 동안 1m가량의 '눈폭탄'이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뭍과 울릉도를 연결해주는 유일한 교통편인 여객선은 일주일째 끊겨 있다.
울릉읍 사동에 사는 임정은(44) 씨는 지난 주말부터 휴일인 24일까지 이틀 동안 꼬박 눈을 치웠다고 했다. 마당에 엄청난 양의 눈이 쌓여 있어 현관 문 3분의 1 정도가 잠길 정도였다는 것.
임 씨는 문을 밀어 밖으로 나간 뒤 사람 1명이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의 길을 냈다. 마을 길과 이어지는 100m 정도의 길을 내는데 몇 시간이 걸렸다. 임 씨는 "울릉도는 겨울철 기온이 육지에 비해 포근한 편이라 예년엔 눈이 내려도 다음 날이면 어느 정도 녹았던 반면 올해는 연이은 한파로 내린 눈이 고스란히 쌓여 지금은 어른 허리춤까지 올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대구기상지청 울릉도관측소에 따르면 울릉도엔 지난 19일부터 24일 오전까지 133㎝의 눈이 내렸다. 24일 오후 1시까지도 5m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다.
간선도로나 농어촌 도로는 대부분 통제돼 통행이 뚝 끊겼다. 울릉군은 23일과 24일 공무원을 비상소집하고 제설차 5대를 총동원해 눈을 치웠다. 주민들도 각자 집 인근에서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한파와 함께 동해엔 파도가 높게 일어 육지와의 뱃길도 18일부터 일주일째 끊겼다. 이때문에 생필품 보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슈퍼마켓엔 과일이나 채소, 우유 등 신선식품이 동이 났고, 택배 등 우편물도 울릉도로 들어오지 못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다행히 가스'연탄 등의 연료와 가공식품 등은 한 달치 이상 비축분이 있어 부족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육지로 나간 주민 200여 명도 울릉도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건강 검진이나 치료 등을 위해 포항 등에 있는 병원을 찾았거나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보기 위해 육지로 나왔는데 발이 묶였다.
육지 출장을 마치고 울릉도로 돌아오지 못한 공무원'직장인도 상당수다. 최수일 울릉군수도 국제교류 협력을 위한 10일간의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18일 귀국했으나 배편이 끊겨 울릉도로 들어오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포항에 머물고 있는 최 군수는 "장기간 여객선 결항과 폭설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 폭설이 내린 이후 공무원 비상근무를 지시하고 제설과 안전에 온 힘을 쏟도록 지시하는 등 전화로 업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울릉도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큰 축인 어업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풍랑주의보로 어선이 조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울릉도 항구에는 크고 작은 오징어잡이 어선 200여 척이 오도 가도 못한 채 밧줄에 묶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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