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인데도 썰렁, 5년 새 33.5%↓…시 "도심 공동화 탓, 시설개선 집중"
대구시가 운영하는 시립도서관을 찾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줄고 있다. 대부분 시설이 노후한 데다 아파트 등 대규모 주거지와 거리가 멀어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탓이다.
지난 21일 오후 대구 한 시립도서관 어린이열람실. 44석이 마련된 열람실에서는 초등학생 남자어린이 한 명이 책을 읽고 있었다. 만화와 교양도서 여러 권을 쌓아놓고 읽던 어린이는 10여 분 뒤 다른 어린이 2명이 오기 전까지 열람실을 혼자 지켰다. 다른 시립도서관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대구에 있는 시립도서관 8곳의 어린이열람실을 둘러보니 모두 10여 명의 어린이가 찾는 데 그쳤다.
시립도서관의 어린이 이용자 수는 해마다 큰 폭으로 줄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시립도서관 어린이 이용자 수는 지난 2009년 연인원 106만5천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 2014년 70만8천 명으로 줄었다. 5년 만에 33.5%나 감소한 셈이다. 같은 기간 시립도서관 전체 이용자가 17.8% 줄어든 것에 비하면 감소폭이 두 배나 크다. 이 기간 동안 대구의 0~14세 인구는 16% 줄었다.
구별로는 북구 북부도서관의 어린이열람실 이용자가 63%나 줄었다. 이어 수성도서관(-48%), 동부도서관(-39%), 두류도서관(-37%) 등의 순이었다.
어린이들이 시립도서관을 외면하는 이유는 낡고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시립도서관 어린이열람실은 지난 2009년 북스타트 사업의 일환으로 개보수를 거치긴 했지만 지은 지 20년이 넘은 건물이어서 낡고, 공간이 좁다. 또 대부분 노후 주택가에 위치해 주변 어린이들의 숫자 자체가 적고, 새로 들어선 대규모 아파트단지와도 거리가 멀어 이용이 쉽지 않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어린이들은 먼 거리를 이동하는 데 제약이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이용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접근성과 노후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독서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장서 규모를 확대하는 등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출생률이 떨어지고 도심 공동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면서 "앞으로 시립도서관의 시설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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