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로 오해…사찰표시 '卍' 삭제할까" 일본서 논란

입력 2016-01-20 12:00:52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둔 일본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 사찰을 상징하는 만(卍)자를 다른 표시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일본 지리조사연구원(GSI)은 나치의 상징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관광객용 지도에서 '卍'자를 삭제하고 대신 3층 탑 그림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GSI는 1천 명 이상의 관광객, 대사관 관계자, 외국인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고대 산스크리트어에서 나온 '卍'자는 불교나 힌두교의 상징으로 널리 쓰여왔다.

하지만, 나치가 이를 반대 방향으로 뒤집은 갈고리십자(하켄크로이츠)를 사용한 이후 이제 서구에서는 '卍'자도 나치의 상징으로 오해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GSI의 제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卍'자가 불교와 일본 문화의 상징으로 오랫동안 사용됐으며, 관광객들이 이런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페이 익스플로러'라는 트위터 사용자는 "테러리스트들이 유니언잭(영국 국기)을 걸면 영국은 국기를 바꿔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코나치'라는 트위터 사용자도 "사람들이 卍자를 나치 상징으로 오해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불교의 상징으로서 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며 "무지하고 멍청한 외국인을 위해 지도를 바꾸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그건 멍청한 생각이다"고 비난했다.

GSI 관계자는 찬반 논란이 있다는 것을 있다면서 관련 기관과 더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GSI는 사찰 표시 외에 원 안에 H가 들어 있어 헬리콥터 이착륙지처럼 보이는 호텔 표시는 침대 그림으로, 십자가만으로 표시해 묘지처럼 보이는 교회 표시는 십자가가 있는 건물 그림 등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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