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수백 명 관리 매출 큰 영향, 판매사원까지 팀으로 움직여
신세계백화점 입점에 앞서 대구 유통가는 이미 총성 없는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치열한 매출 경쟁에 앞서 '숍매니저'(Shop Manager) 쟁탈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잘나가는 숍매니저는 수백 또는 수천 명의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매출 비중이 큰 VIP 고객까지 관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백화점 매출은 이들의 손에 좌우되는 셈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숍매니저 수만 1천여 명을 훌쩍 넘고, 판매직원까지 합치면 전체 직원이 6천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숍매니저가 2, 3명의 판매사원과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숍매니저 한 명이 빠져나가는 것은 곧 서너 명이 함께 이동한다는 의미다.
백화점 인지도가 아무리 높더라도 단골을 확보한 숍매니저가 없으면 VIP 유치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신세계백화점이 입점하면 기존 현대'롯데'대백 등의 유명 숍매니저를 빼내갈 수밖에 없다.
앞서 현대백화점 대구점이 문을 열 당시에도 숍매니저를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에 근무하는 인원은 모두 4천여 명. 본사 직원 80명에 600개에 이르는 매장의 관리팀장인 숍매니저 600명, 판매직원 3천여 명을 합친 숫자다. 이런 규모의 현대백화점 개점이 임박했을 무렵 롯데백화점은 자사 입점 브랜드 중에서 숍매니저 이탈이 발생한다면, 전국 29개 롯데백화점에서 해당 브랜드를 빼버리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숍매니저 이탈은 없었다.
롯데백화점이 20013년 대구에 문을 열 당시에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졌다. 대구'동아백화점은 숍매니저를 뺏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특히 유명 브랜드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지는 지역 백화점들은 유명 숍매니저의 이탈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유통 전문가들은 "숍매니저나 판매직원이 다른 업체로 자리를 옮기면 직원들의 연쇄 이동이 일어나게 된다"고 했다. 팀장급 숍매니저가 빠져나가면 '새끼 숍매니저'로 자리를 대신 채우거나 다른 백화점에서 데려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체마다 직원 관리에 바짝 긴장하는 이유다.
매출과 직결되는 숍매니저 쟁탈전에 이어 브랜드 유치도 각을 세우는 부분이다. 동아백화점을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은 현대백화점이 개점 당시 한 유명 여성의류 브랜드의 동아쇼핑 입점을 저지했고, 이와 관련된 증거도 확보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한 바 있다. 대구백화점에서 우수한 매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던 한 외국 중견 브랜드가 돌연 매장을 철수한 사례도 있다.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구매력을 앞세운 거대 회사들이 브랜드를 빼가는 행위는 유통가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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