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받고 소 팔고 '이중 수익'…경북 한우 농가 줄줄이 문 닫아
14일 오후 영주 상망동의 한 축산 농가. 텅빈 축사에는 쓰다 남은 볏짚과 사료 더미가 이리저리 나 뒹굴고 있었고 사람과 가축의 온기가 사라진 축사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정부가 소값 안정화를 위해 2013년부터 추진한 'FTA 피해보전제도'가 한우 농가들의 사육 포기로 이어지고 있다. 경북도 내 곳곳에서 폐업 축사가 속출, 시골에서 소 울음소리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소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향후 한우 사육 기반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는 중이다.
영주의 한 축산농은 "FTA 피해보전 직불금 제도가 시행된 뒤 한우 한 마리당 1만3천545원, 송아지 5만7천343원을 지원하고 더불어 폐업지원금으로 암소 한 마리당 89만9천원, 수소 81만1천원을 지급하면서 소 사육 농가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며 "농가는 보상도 받고 기르던 소도 팔아 이중으로 수익을 챙기는 것 때문에 폐업을 선호하고 있다. 결국 가축 사육 두수가 줄면서 소값이 급등하고 있다"고 했다.
전국 한우 농가 수는 지난해 연말 8만9천403농가로, 3개월 전(9만1천659농가)보다 2.5%, 1년 전(9만9천285농가)보다는 무려 10%나 급감했다. 한우 사육 두수도 2014년 12월 267만 마리이던 것이 지난해 말에는 256만1천 마리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임신 가능한 암소는 2014년 9월 117만 두이던 것이 지난해 가을엔 114만 두로 3만여 두(2.5%)나 줄었다.
소가 줄면서 소값은 치솟고 있다. 영주 가축시장에 따르면 이달 중순 기준으로 가축시장 최고 낙찰 가격은 암송아지 355만원, 수송아지 385만원, 암소 비육우 ㎏당 1만500원이었다. 2014년 같은 시기(1월 10일)엔 암송아지 185만원, 수송아지 250만원, 암소 비육우 ㎏당 8천원 등으로 올해 2배 가까이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더욱이 FTA 피해 폐업지원금을 받은 농가는 5년간 소 사육을 못 하게 돼 있어 향후 5년간 소값 폭등은 지속적 현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축산 관계자들은 "축산 기반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소값이나 사육량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하는데 사육 두수와 소값이 최근엔 요동을 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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