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가게 상인들 망연자실, 공영주차장 임시장터 장사…상인들 "86명 36억 피해"
16일 발생한 화재로 가게가 불탄 대구 북구 팔달신시장 상인들이 허탈해하고 있다. 설 대목 장사가 어려워진데다, 대다수가 보험에 들지 않아 보상조차 받기 쉽지 않아서다. 이날 오후 9시 45분쯤 대구 북구 팔달신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40여 개 점포를 태운 뒤 50여 분 만에 진화됐다.
18일 찾은 팔달신시장은 상인들의 한숨 소리로 가득했다. 하루아침에 가게를 잃은 40여 명의 상인은 시장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임시 장터에서 장사를 하고 있었다. 칼바람을 막아줄 벽도 없는 주차장에서 두꺼운 옷으로 꽁꽁 싸맨 상인들의 입에서는 입김만 계속 새어 나왔다.
이곳에서 33년간 배추장사를 했다는 김모(67) 씨는 "가게에 불이 났다는 소리를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래도 장사는 계속해야 하니 주차장에서라도 배추를 팔아야지 어쩌겠나.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손님이 거의 없다"며 한숨지었다.
피해 상인 대다수는 화재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보상 문제로 걱정이 앞섰다. 게다가 소방서 추산(2억1천만원)보다 실제 피해가 훨씬 크고, 피해 상인 수도 80여 명에 이른다는 것이 시장 측의 주장이다.
상인 원용희(74) 씨는 "설 대목을 앞두고 불이 나 참담하다. 소방서에서는 피해 금액이 2억원 정도라고 발표하던데, 우리 가게의 냉장고 등 설비만 해도 2억원이 족히 넘을 거다. 시장에서 장사하면서 보험을 들어 놓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했다.
최범태 팔달신시장 상인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전통시장도 보험 가입이 가능해졌다는데 상인들에게는 홍보되지 않아 잘 모르고 있었다"며 "우리가 집계한 바로는 피해를 당한 상인은 86명, 피해 금액은 35억원 정도 된다"고 했다.
한편 18일 오전 11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소방, 북구청 등은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을 벌였다. 현재까지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감식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CCTV 판독 등을 통해 방화는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며 "화재가 시작된 점포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발화한 것으로 짐작되는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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