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부부·대기업 은퇴 사업가, 종로·김광석거리에 건물 기부
사회단체나 예술가들에게 활동 공간을 제공하는 '공간 기부'가 새로운 기부 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도심이 황폐해지는 것을 막고, 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이 떠나는 현상을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3년 3월 대구 중구 종로의 한 골목에 문을 연 새터민을 위한 사회적 기업 '공감'은 의사 부부가 자신들이 소유한 5층 건물을 제공하면서 활동 공간을 마련했다. 비뇨기과, 예방의학과 의사인 이종우'김성아 씨 부부는 2009년 말부터 북한이주민지원센터에 몸담았을 만큼 평소 새터민의 인권, 복지에 관심이 많았다. 마침 센터에서 새터민을 위한 문화 공간 마련에 고심하자 이들 부부가 원룸으로 쓰던 건물을 구입해 제공했다. 1, 2층은 북카페, 상담실 등 새터민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5년간, 3~5층은 외국인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사용해 수익금을 마련하도록 1년간 무상 임대를 결정한 것이다.
김성아 공감게스트하우스 대표는 "새터민은 물론 게스트하우스를 통해 대구에 다양한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 좋으리라 생각했다"며 "건물이 40년이 넘은 만큼 역사성이 있고 접근성이 좋아 이곳으로 결정했다"고 했다.
인적이 끊어졌던 이곳 골목 일대는 현재 외국인 관광객, 젊은이들이 늘 북적이는 대구의 대표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김광석길에도 개인 독지가의 기부로 갈 곳 없는 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이 생겼다. 지난달 26일 230㎡(70여 평) 규모의 공간인 '방천난장'을 연 최문종 대표는 전기료 등 시설 사용료만 부담하면 누구나 전시,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최 대표는 "대기업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면서 지역 문화 예술인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며 "임대료 상승으로 예술가들이 하나 둘 떠나는 현실이 안타까워 폐허로 방치된 건물을 사 예술인들을 모으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한편 공간 기부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보완점도 있다. 개인 기부자나 독지가 혼자만의 힘으로는 유지'관리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최문종 방천난장 대표는 "전기'조명 공사 등 건물을 운영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게 현실이다"며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이 후원에 나선다면 새로운 기부 문화를 확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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