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그날의 분위기/거미의 땅/구스범스

입력 2016-01-15 00:01:00

철벽녀와 맹공남, 하룻밤 놓고 벌이는 밀당 연애

◆그날의 분위기=하룻밤을 놓고 벌이는 밀당 연애담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희대의 철벽녀와 완벽한 맹공남의 주고받는 핑퐁 대사가 재밋거리다. 수정(문채원)과 재현(유연석)은 부산행 KTX 열차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된다. 재현은 매력적인 수정에게 자꾸 눈길이 가고 결국 말을 건넨다. 하지만 "오늘 웬만하면 그쪽이랑 자려고요"라며 들이대는 재현의 당돌함에 수정은 어이가 없다. 작업했다 하면 100% 성공률을 자랑하는 재현의 공격에 수정은 점차 말려들게 된다. 영화는 '원나잇'이란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행위 그 자체의 성공 여부보다는 낯선 하룻밤을 감행하게 되는 남녀의 정서적 분위기와 심리를 탐구한다. 남녀 배우들의 호흡이 돋보이며 겨울철 데이트용으로 안성맞춤인 아기자기한 영화다.

기지촌 출신 세 여성의 아픈 기억

◆거미의 땅=폐허가 된 기지촌 공간을 떠도는 기억을 떠올리는 다큐멘터리. 세 명의 기지촌 출신 여성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시적 언어로 담아내는 특별한 스타일의 영화다. 철거를 앞둔 경기 북부의 미군 기지촌에는 몸에 각인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세 명의 여인이 있다. 30여 년간 선유리에서 햄버거를 만들어 온 바비엄마, 의정부 뺏벌의 쇠락한 좁은 골목길에서 폐휴지를 줍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박인순, 그리고 흑인계 혼혈인 안성자가 주인공이다. 영화는 이들의 분절된 기억을 따라 기지촌 공간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과거와 현재에 이르는 슬픈 개인사를 스스로의 목소리로 고백하는 형식미를 통해 예술 다큐멘터리의 현재진행형을 보여준다. 일본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책 속에 갇힌 몬스터들이 하나둘 깨어나는데…

◆구스범스=1992년부터 출간해 지금까지 많은 어린이들에게 전해지고 있는 동명의 호러 동화 소설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는 공포 어드벤처 코미디 영화. 뉴욕에서 작은 마을로 이사 오게 된 잭은 첫날부터 옆집 소녀 헤나에게 호감을 느낀다. 하지만 전 세계 베스트셀러 '구스범스'의 작가인 헤나의 아버지 스타인(잭 블랙)은 무언가를 숨기려는 듯 자신들의 집에 얼씬거리지 말라며 경고한다. 어느 날, 헤나의 비명 소리를 듣게 된 잭은 절친 챔프를 불러 몰래 잠입하고, 그곳에서 자물쇠로 잠겨 있는 베스트셀러 소설 '구스범스' 책들을 발견한다. 잭의 황당한 실수로 책이 펼쳐지자 책 속에 잠들었던 몬스터들이 하나둘 깨어나기 시작하고 세상은 순식간에 쑥대밭이 되고 만다. 설인, 늑대인간, 투명인간, 좀비, 외계인 등 호러문학의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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