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産 전기차 'MEV' 타보니…

입력 2016-01-14 00:01:00

지금 시동 걸렸나요? 가속해도 소리 들릴락말락

대구시는 올해 전기차 기반의 미래형 자동차 개발을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한다. 대구지역 전기차 컨소시엄이 개발한 전기차
대구시는 올해 전기차 기반의 미래형 자동차 개발을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한다. 대구지역 전기차 컨소시엄이 개발한 전기차 'MEV'.

"지금 시동이 걸렸나요?" "예, 출발하면 됩니다."

12일 대구 달성군 논공읍 '이래오토모티브시스템'(옛 한국델파이) 기술연구소(이하 연구소). 전기차 'MEV'(Mini Electronic Vehicle)를 시승한 기자는 연구소 직원에게 똑같은 질문을 두세 번이나 했다. '부릉~' 하는 엔진 소리에 익숙한 운전자에게는 신기할 따름인 '무소음'이었다. '전원을 켜면 달리는 차(車)라니….'

전기차 비즈니스는 대구시의 역점 사업이다. 시는 '전기자동차 선도도시' 구축을 위해 올해 전기택시 50대를 시범 운행하고,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사와 택배용 전기 화물차도 개발해 대구에서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자가 이날 시승한 MEV는 이래오토모티브시스템 등 대구 중소'중견자동차 부품기업의 전기차 컨소시엄이 정부 과제로 개발한 미니 전기차다. 2년간의 연구 끝에 2014년 말 개발을 완료, 지난해부터 시험운행 중이다. 이 차를 타고 이래기술연구소 내 도로를 30여 분간 주행했다.

운전석에 앉아 버튼을 3초쯤 지그시 누르자 전원이 들어왔다. 엔진음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전기차는 엔진이 없으니 엔진 소리가 안 나는 게 당연했다. 전기차는 모터가 엔진을 대신한다. 가속페달을 밟자 모터 소리도 들릴락말락 높아졌다. 우주선이 날아가는 소리처럼 들렸다.

MEV는 한 번 충전(완속 기준 6시간)으로 최대 130㎞를 주행할 수 있다. 모터 출력은 69㎾, 배터리 용량은 360V, 최고 속도는 140㎞다.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자 속도계기판 옆에 '빨간불'(배터리 충전 중)이 들어왔다. 차가 달릴 때는 '녹색불'(배터리 소모 중)이었는데. 함께 탄 연구소 연구원은 "전기차에는 꼭 필요한 회생제동(回生制動'Regenerative breaking) 기술"이라고 했다.

회생제동은 전기차의 브레이크를 밟으면 모터가 발전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차의 관성이 모터를 돌려 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자전거에 달린 '라이트'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내리막을 내려올 때 자전거 바퀴에 달린 모터가 저절로 불을 밝히는 원리다. 이 기능 덕분에 전기차는 주행 중에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MEV 경우 최대 200㎞까지 주행할 수 있다.

MEV의 보닛을 열어봤다. 모터와 트랜스미션 기능을 하는 모터 제어기, 전동 콤프레서(압축기)가 한눈에 들어왔다. 내연기관차와 달리 배선은 단순했고, 부품 수도 확연히 적었다. 배터리는 차 바닥에 깔렸다. 연구원은 "전기차 주행 거리는 배터리와 모터에 비례한다. 전기차의 대형화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했다.

대구 전기차 컨소시엄은 올 10월쯤 비교적 소형인 0.5t짜리 상용 전기차의 프로토타입(시험차)을 선보일 예정이다. 소형 화물이나 택배용이다. 소상공인을 비롯한 국내외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보급형 미니 전기차도 중국 등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래오토모티브시스템 측은 "지역의 대표 자동차부품 중견기업으로서 대구시가 추진 중인 전기차 사업 성공에 다양한 형태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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