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독증 우려 높아 태아·엄마 위험할수도
임신성 고혈압은 혈압이 정상이었던 여성이 임신 20주 이후에 고혈압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혈압이 140/90㎜Hg 이상이거나 임신 초기에 비해 수축기 혈압은 30㎜Hg 이상, 이완기 혈압이 15㎜Hg 이상 오르는 경우 임신성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임신부의 7~12%가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고, 단백뇨를 동반하지 않을 경우 분만 후 12주면 정상 혈압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단백뇨나 부종 등을 동반할 경우 흔히 '임신중독증'으로 불리는 '자간전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심한 경우 경련이 나타나는 '자간증'이 나타나며 태아와 임신부의 생명을 위협한다.
◆조산'미숙아 분만 가능성
임신성 고혈압의 원인은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 다만 고혈압과 신장병, 당뇨병, 혈액질환 등이 있거나 만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 첫 임신, 쌍둥이 등 다태아 임신인 경우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고령 임신부의 경우 20대 임신부보다 임신성 고혈압이 올 확률이 2~4배가량 높은 점도 특징이다. 최근 임신부의 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아 임신성 고혈압이 나타날 위험이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임신성 고혈압이 임신중독증으로 이어지면 단백뇨와 함께 두통과 시야 장애, 복부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중증이 되면 갑작스러운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갑자기 의식을 잃고 얼굴에서 손, 몸통, 다리 순의 경련이 일어난다. 경련이 멈추면 혼수상태에 빠지고 자극을 주면 경련을 반복한다. 또 높은 혈압 탓에 뇌출혈이나 간부전, 폐부종 등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임신부가 생명을 잃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임신중독증이 있으면 태아가 아직 자궁 속에 있는데도 태반이 자궁벽에서 떨어지는 '태반 조기 박리'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 경우 극심한 복통을 느끼며 태아는 결국 세상을 떠나고 엄마의 생명도 위협받는다. 임신중독증을 방치하면 신장이 망가져 몸의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는 요독증이 될 수 있고, 두통이나 의식 장애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태아 발육 부진과 양수가 부족해지기도 하고, 조산이나 미숙아를 분만할 수 있다.
◆분만 외에는 치료 방법 없어
임신중독증의 치료 방법은 분만 외에는 없다. 태아의 폐가 다 자라는 임신 34주 이전이라도 임신중독증이 심각할 경우 분만을 고려해야 한다. 분만 이후에도 산모의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 혈압이나 폐부종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임신중독증은 급격히 진행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고, 확실한 예방법이 없다. 따라서 위험 요인이 있는 산모는 반드시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너무 몸이 많이 붓거나 머리가 아프고, 눈앞이 노랗게 보이는 경우, 상복부 복통, 급격한 체중 증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수축기 혈압이 130~140㎜Hg 이상인 상태가 계속될 경우 2주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받고, 160㎜Hg 이상이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되도록 앉은 자세로 시간을 보내고 혈압이 지나치게 치솟을 경우 일시적으로 고혈압약을 복용해 혈압을 조절한다.
배진영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중독증은 예방법이나 치료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일단 진행되면 경과를 관찰하며 분만이 가능한 임신 34주까지 버티는 수밖에 없다"면서 "너무 짠 음식을 피하는 등 고혈압이 악화되지 않도록 생활 속에서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배진영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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