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직 악용 "이자 30% 주겠다"…70억 펑펑 쓴 유흥가 '밤의 황제'

입력 2016-01-12 00:01:00

안동 금융사 직원 사기범 검거

"높은 이자를 주겠다"며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돈 수십억원을 빌려 가로챈 혐의로 경찰 추적(본지 7일 자 9면'9일 자 3면 보도)을 받아오던 안동의 한 금융회사 대출담당 직원 A(41) 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A씨가 가로챈 돈은 모두 7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안동경찰서는 11일 오후 대구에 숨어 있던 A씨를 체포, 안동으로 압송했다. 경찰은 A씨가 다니던 금융회사의 고발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A씨를 쫓아왔다.

경찰 조사와 A씨가 다니던 금융회사의 자체 감사 결과 등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하반기부터 "급전이 필요한데 빌려주면 원금의 30%가량을 이자로 주겠다"며 알고 지내던 고객들에게 접근,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회사 대출담당이라는 명함이 큰 신뢰로 작용해 A씨는 쉽게 돈을 빌릴 수 있었다.

A씨 지인 상당수는 A씨가 근무하던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아 돈을 빌려줬다. 대다수는 차용증도 제대로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60여 명의 A씨 고객 또는 지인이 1인당 1천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을 빌려줘 A씨가 챙긴 금액은 70억원이 넘을 것으로 피해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나이 많은 고객 몰래 명의를 도용, 수천만원씩 대출받아 가로챈 사례도 있다고 피해자들은 전했다.

경찰은 A씨가 이 돈을 유흥가 등에서 탕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들도 A씨가 안동시내 유흥가 밀집지역인 '옥동' 일대에서 '밤의 황제'로 불렸다는 주장을 내놨다.

A씨는 최고급 국산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한 벌에 수십만원 하는 티셔츠를 입고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회사에 다니는 A씨의 아내도 독일제 승용차를 탔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범행은 이자를 제대로 받지 못한 고객들이 해당 금융회사에 찾아가 항의하면서 1년 만에 발각됐다. 해당 금융회사가 자체 조사를 시작하자 A씨는 지난 4일 휴가를 내고 가족들과 함께 잠적했다.

A씨 아내가 근무한 보험회사는 A씨 등이 연루된 피해 사례가 있는지에 대해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조사가 끝나는 대로 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A씨는 대구에서 공중전화로 안동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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