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를 창시한 니콜라스 브래디(87) 전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이 해당 제도를 잘못 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킷 브레이커는 1987년 미국의 사상 최대 주가 폭락 사태인 '블랙 먼데이' 이후 주식시장의 붕괴를 막고자 처음 도입된 제도다.
브래디 전 미국 재무장관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소집된 위원회를 맡아 서킷 브레이커 제도를 만들어냈다.
8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브래디 전 재무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그들은(중국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라며 "그들에게는 시장을 적절히 반영하는 일련의 서킷 브레이커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역시 시행착오를 겪은 후 지금의 서킷 브레이커 제도를 완성했다.
미국은 서킷 브레이커 도입 후 1997년 10월 27일 사상 처음으로 주가 급락으로 주식시장이 폐장하는 사태를 맞았다. 당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하락폭은 554포인트, 하락률은 7.2%였다. 최근의 중국 주식시장의 폭락 수준과 유사하다.
하지만, 1987년 블랙 먼데이 당시 주가는 23% 가량 하락해 서킷 브레이커로 거래가 중단된 1997년의 하락률 7%의 세 배를 웃돌았다. 거래를 중단시킨 주가하락률이 너무 낮았던 것이다.
이후 당국은 다우지수가 10% 이상 떨어지면 1시간, 20% 이상 하락하면 두 시간 주식거래를 중지시키는 형태로 서킷 브레이커 제도를 손질했다. 또 30% 이상 하락하면 당일 거래를 완전히 중단시켰다.
당국은 시장 상황을 반영해 서킷 브레이커의 벤치마크 지수를 다우지수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로 변경하고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하는 주가 하락률도 또다시 수정했다.
현재 미국은 S&P500지수가 7%, 13% 하락하면 일정 시간 거래를 중단시키고, 20% 이상 하락하면 당일 거래를 중단시킨다.
그러나 미국에서 7% 이상 하락은 매우 드문 경우로 1987년 블랙먼데이, 대공황, 2008년 금융위기 때에나 볼 수 있었다.
반면, 중국에서 주가가 7% 이상 하락한 경우는 지난해에만 7번이나 됐다.
에이트 그룹의 상 리 애널리스트는 "(적정 하락률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과학과 같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수치를 너무 낮게 잡으면 변동성을 완화하기보다는 변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전날 늦게 중국 당국은 증시 변동성을 오히려 높인다는 지적을 받아온 서킷 브레이커 제도의 시행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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