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달해의 엔터 인사이트] 2016년 안방극장

입력 2016-01-08 00:01:00

스타 작가·톱스타의 귀환 볼 맛 나는 '드라마 세상'

지난해 안방극장에는 히트작이라 부를만한 드라마가 많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지상파뿐 아니라 비지상파까지 주목도 높은 콘텐츠를 내놓으며 '다양성 확보'라는 성과를 남기긴 했지만, 막상 파급력 강한 빅히트작은 드물었다. 채널 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이 달라지는 등 시장의 빠른 변화에 따른 결과다. 평균 20%대를 넘나들던 지상파 미니시리즈 시청률까지 반 토막 나면서 수치 자체를 부각시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의 홍보도 무의미해졌다. 이처럼 업계 환경 등 콘텍스트적 요인을 무시할 순 없다. 하지만 좀 더 냉정하게 따져보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질적으로 우수한 드라마를 만들어낸다면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결국엔 콘텐츠의 질과 화제성으로 정면 승부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된 셈이다. 그렇다면, 진검 대결이 펼쳐지게 될 2016년 드라마 필드에는 어떤 작품들이 출정 대기 중일까.

◆연초부터 스타 작가 신작 줄줄이 공개

일단,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들만 따져보면 지난해보다 2016년에 방송될 드라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다. 스타 작가와 이에 따라오는 스타급 연기자들이 자신들의 신작 발표를 차례로 기다리고 있으며 드라마별로 개성도 뚜렷한 편이다.

먼저 올해 신작으로 복귀하는 스타 작가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흔히 방송계에서는 드라마를 두고 '작가의 예술'이란 표현을 자주 쓴다. 정신없이 바쁘게 진행되는 국내 드라마 제작 현장의 특성상 각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고 그만큼 작가의 역할이 작품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연출자의 비중이 절대적인 영화 현장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물론, 감독과 제작 및 기획 프로듀서의 역량도 중요하다. 하지만 스타 작가 한 명을 붙잡았을 때 편성부터 출연자 섭외 등 골치 아픈 일들이 줄줄이 해결되는 일이 잦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역시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이 맞다. 그래서, 스타 작가의 귀환은 명연출자와 스타급 배우들을 동반하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2016년 가장 먼저 신작을 내놓는 스타 작가는 김은희다. '싸인' '유령' '쓰리데이즈' 등 스릴러 장르에서 실력 발휘를 하며 탄탄한 팬층을 형성한 작가다. 이번에도 자신의 장기를 살린 장르물 '시그널'로 복귀한다. 김은희 작가가 지상파를 벗어나 처음으로 비지상파에서 내놓는 작품으로 김혜수와 조진웅, 이제훈 등 눈에 띄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tvN '응답하라 1988' 후속으로 22일 첫 방송되며 과거로부터 걸려온 신호에 따라 현재와 과거의 형사들이 미제 사건들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다. tvN이 지난달부터 자사 채널과 온-오프라인에 대대적인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중이다.

2월이 되면 말이 필요없는 스타 작가 김수현과 김은숙의 신작이 공개된다. 그중 김수현 작가는 SBS에서 무려 60부작 주말극을 집필하는 것으로 알려져 방송계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2월 13일 첫 방송되는 이 드라마의 타이틀은 '그래, 그런거야'. '무자식 상팔자' '인생은 아름다워' 등에서 보여준 자신의 장기를 살려 이번에도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대가족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가족의 일원, 또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개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각종 사회 이슈 등도 다뤄보겠다는 기획이다. 내러티브의 재미뿐 아니라 똑 부러지는 대사와 날카로운 비판 의식으로 확고한 팬층을 가진 드라마계의 대모라 큰 변수가 작용하지 않는 한 성공은 따 놓은 당상이다. 특히나 김수현 작가의 가족드라마가 그동안 저조했던 케이스가 없었다는 사실을 떠올려볼 때,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SBS 주말극 시간대도 이번 편성으로 전환점을 마련하게 될 듯하다.

'시크릿가든'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등 한국을 넘어 해외까지 들썩이게 한 인기드라마의 작가 김은숙도 2월 중순 KBS 2TV '태양의 후예'를 들고 돌아온다. 이번 드라마는 해외 파병 특전사 팀장과 재난 현장에서 구호 활동을 하는 여의사의 사랑을 보여준다. 무려 150억원대 제작비가 투입되는 블록버스터급 멜로드라마다. 송중기의 제대 후 복귀작이며 송혜교가 여주인공으로 동반출연한다. 스케일이 큰 작품인 만큼 고현정 주연의 '여왕의 교실'을 썼던 김원석 작가가 김은숙 작가와 함께 이 드라마의 각본을 공동집필한다.

이후에도 스타 작가들의 행렬은 계속된다. '기황후' '자이언트' 등 굵직한 시대극으로 어필했던 장영철 작가가 MBC '폭군'으로 돌아온다. '괜찮아, 사랑이야'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등으로 작품 세계를 구축한 노희경 작가도 5월 tvN에서 '디어 마이 프렌즈'를 발표한다. 가을이 되면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습니다'의 이경희 작가가 KBS에서 신작 '함부로 애틋하게'를 공개한다. 역시 절절한 스토리로 감성을 자극할 예정이다. 김우빈과 수지가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부활' '마왕' 등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각광받았던 김지우 작가도 3월 tvN '기억'을 내놓는다. 알츠하이머 확진을 받은 변호사를 중심으로 삶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따뜻한 감성의 드라마다.

이영애·장나라·한예슬 등 여배우들 가세도 기대

◆톱스타들도 차례로 안방극장 복귀 신고

스타 작가들의 복귀에는 스타급 연기자들이 따라오게 마련이다. 김혜수-송중기-수지 등이 든든한 스타 작가의 필력을 믿고 연기에 전념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 외 톱스타의 인지도만으로 작품 전체의 이미지를 만들고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예도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이영애와 그의 출연작인 SBS '사임당, the Herstory'다. 올해 안에 전파를 타게 되는 이 드라마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신사임당의 삶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영애가 '대장금' 이후 무려 12년 만에 복귀하는 드라마라는 사실만으로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이영애라는 카드가 워낙 센 터라 동반 출연하는 한류스타 송승헌의 존재감이 잘 드러나지 않을 정도다. 하반기 방송을 목표로 촬영을 시작했다.

장나라도 1월 MBC 미니시리즈 '한번 더 해피엔딩'으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정경호-유인나-서인영 등이 동반 캐스팅된 이 드라마는 한때 걸그룹 멤버로 함께 활동했던 네 여자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3월이 되면 문채원과 이진욱이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으로 시청자와 만난다. 뒤마의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소재로 삼았으며 한 남자의 복수극을 그린다.

한예슬도 연초 드라마로 복귀하는 스타 중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이다. 22일 첫 방송되는 JTBC '마담 앙트완'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촬영에 열중하고 있다. 성준과 그룹 2AM의 정진운이 동반출연하며, 심리전문가와 가짜 점술사를 중심으로 사랑에 대한 다양한 감정과 예를 담아낸다. 사랑을 모르는 심리전문가와 운명을 모르는 가짜 점술사라는 설정이 흥미를 자아낸다. 동 시간대에 tvN '시그널'이 편성되면서 이 드라마의 주연배우 김혜수와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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