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위기 고조, 軍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할까

입력 2016-01-06 21:55:41

북한의 전격적인 제4차 핵실험 감행으로 한반도 위기가 급격히 고조되자 우리 군도 적절한 대응 조치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이 작년 8월 북한의 지뢰·포격 도발 때 가동했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지 주목된다.

북한은 4차 핵실험을 감행함으로써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는 조건을 사실상 스스로 만들었다.

남북한이 작년 8월 북한의 도발로 인한 위기를 극적으로 해소한 '8·25 합의' 제3항은 남측이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모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다고 돼있다.

비정상적 사태가 벌어질 경우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한반도 안정을 뒤흔드는 비정상적 사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함으로써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보복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작년 8월 초 지뢰 도발로 위기가 고조됐을 때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북한이 지뢰 도발을 한지 16일 만에 포격 도발을 한 직후 남측에 보낸 서한에서 가장 먼저 요구한 것도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이었다.

그만큼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북한에는 위협적인 조치였던 셈이다.

당시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해 한국의 발전상을 홍보하고 아이유의 '마음'을 비롯한 최신 가요를 내보내며 최전방 북한군을 상대로 '심리전'을 벌였다.

군은 최전방 부대 11곳의 대북 확성기를 하루 8시간씩 가동했다.

주민의 눈과 귀를 막아야만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북한의 특성상 북한 신세대 장병의 마음을 파고드는 이 같은 심리전은 매우 위협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한 것은 11년 만이었으며 과거보다 성능이 뛰어난 디지털 방식의 확성기를 사용해 음향을 북한 깊숙한 곳으로 송출했다.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같은 전략적 수준의 도발을 할 경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가능성에 대해 우리 군은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지난 8월 말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는 8·25 합의에 언급된 '비정상적인 사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전략적 도발인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에는 정치·외교적 제재가 따르는 만큼, 대북 확성기 방송은 지뢰·포격 도발과 같은 국지적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따라서 우리 군이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내세우지는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관한 명확한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부 차원에서 판단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북한을 압박할 유용한 수단으로 두고 저울질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외교적 수단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 중"이라며 "국제적인 대북 공조에 맞춰 북한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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