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문가 "'오바마 실패'…차기 美대통령과 협상"의도

입력 2016-01-06 21:59:07

일본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慶應)대 명예교수는 북한 '수소탄' 실험의 의도가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데 있다고 분석했다.

오코노기 교수는 6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의 전격적인 '수소탄' 실험 발표 의도에 대해 "억지력 강화와 미국"이라는 키워드를 언급하며 이같이 진단했다. '전략적 인내'는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과의 대북 공조를 강화하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는 정책을 말한다.

오코노기 교수는 "북한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오바마 정권이 지난 8년간 추진한 '전략적 인내', 즉 협상하지 않고 북한을 무시하는 것이 얼마나 실패했는지를 보여주려 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의 다음 정권은 자신들과 협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대미 협상과 북미 평화협정을 타진하려는 것이 첫번째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1년 남은 임기 동안 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의식할 것이기에 대북 정책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북한의 의도는) 미국의 차기 대통령과 협상하고 싶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오코노기는 또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 측면에서 "중국이 한국, 미국에 가세해 대북 제재를 해도 효과가 없다는 점을 북한은 과시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중국이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대북 석유 공급을 끊는 것도 못하고 아무것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중국, 미국, 국제사회가 뭐라고 하든 핵개발은 단호하게 할 것이며, 핵개발을 하는 다음에야 핵포기는 하지 않겠지만 핵동결이라는 방법은 있으니 그것을 원한다면 협상외에 방법이 없다'는 것이 북한의 메시지"라고 오코노기 교수는 분석했다.

또 일본의 대북 제재 강화 가능성에 대해 "제재가 강해지겠지만 북한은 제재를 견디며 핵개발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며 "제재의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았겠지만 북한의 핵포기라는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다"고 진단했다.

오코노기는 향후 전망에 대해 "3월 한미 군사훈련이 시작되는 만큼 북한의 당대회가 열리는 5월까지는 긴장이 격화할 수 있다"며 "5월이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는 않지만 동결을 하거나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거나 '남북대화를 하자'는 식으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취재보조: 이와이 리나 통신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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