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일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는 발표에 대해 국가정보원과 군 당국 등 국내 전문가들은 지진 규모를 고려할 때 수소탄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국제적인 북한핵 전문가들도 수폭실험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6일 실험이 과연 수폭이냐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과 관계 당국
그러나 국가정보원은 6일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발표에 대해 "북한이 수소폭탄이라고 하는데, (지진 규모를) 측정한 것으로 봤을 때에는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에게 이같이 보고했다고 이 의원이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국정원은 "지난번 3차 핵실험(위력)은 7.9㏏, 지진파 규모는 4.9가 각각 나왔는데, 이번에는 (위력이) 6.0㏏, 지진파는 4.8로 더 작게 나왔다"면서 "수소폭탄은 (위력이) 수백kt이 돼야 하고 실패해도 수십kt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그는 이어 "수소폭탄이 소형화됐다면 리히터 규모가 약하게 나올 수 있지만 소형화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밖에 없기 때문에 수소폭탄이라고 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보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소탄이 아니라면) 지난번과 똑같은 핵폭탄"이라고 부연했다.
황인무 국방부 차관도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주장에 대해 보고한 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황 차관은 "추가로 정보 판단을 해서 그것이 어느 정도 위력인지, 어느 정도 규모로 예측되는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수치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군의 한 전문가는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수소탄(수소폭탄)이라면 수소폭탄의 폭발력이 원자탄 100∼1천 배 규모"라면서 "그 정도는 북한 지역에서 실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소가 들어간 핵실험이었다면 상당히 수준이 떨어지는 거 아니냐"며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주장대로 완전한 수소폭탄을 개발했다기보다는 그 전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핵 전문가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핵분열 기술이었다"고 단정했다. 그는 "이번 무기는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원자)폭탄의 위력과 대체로 비슷했다"며 "(수소탄이라면) 10배는 더 강력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의 발표가 거짓이거나 실험에 일부 실패했을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미국의 핵문제 전문가인 조 시린시온도 자기 트위터를 통해 폭발력 수준을 3차 핵실험과 비교하며 "진짜 수소폭탄을 터뜨린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제임스 액튼 수석연구원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핵융합 폭탄이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비확산센터(CNS) 소장도 트위터를 통해 "위력이 증강됐을 수 있으나 성공한 단계의 무기는 확실히 아니다"고 꼬집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유력 군사전문가인 블라디미르 예브세예프 독립국가연합 연구소 유라시아통합과장은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수소탄 폭발을 모방한 실험을 했거나 기존과 유사한 핵폭탄 실험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소탄 개발을 위한 한 단계로 수소탄의 핵융합을 위한 방아쇠 역할을 하는 일종의 핵폭탄 장치를 실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핵개발 수준과 관련 핵무기 운반수단인 미사일 개발은 상당한 수준에 와 있지만 핵탄두 소형화에는 아직 큰 진전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개발 속도로 볼 때 2020년까지는 미사일 장착이 가능한 소형화한 핵탄두 15기 정도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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