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소탄'실험> "김정은 '부친·조부와 동급 지도력' 과시"

입력 2016-01-06 18:20:30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6일 북한이 실제'수소폭탄' 실험을 했는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북중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쉐천(薛晨)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핵융합·핵반응의 과학상식으로 보면 북한의 이번 실험을 수소폭탄 실험으로 보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쉐 연구원은 이번 실험으로 인한 지진이 TNT 폭약 1만5천∼2만2천t의 폭발량과 맞먹는다고 하는데 이는 통상적인 수소폭탄 1차 실험의 폭발량 100만TNT의 1∼2%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쉐 연구원은 따라서 북한이 전세계에 이번 실험이 수소탄 실험이라고 믿게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수소폭탄 보유 가능성은 북한의 핵연료 가공 수준,그리고 핵융합 반응 기술의 확보 수준에 달려있는데 전체적으로 봐서 북한의 핵개발 역량에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쉐 연구원은 또 이번 실험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5월 개최할 예정인 북한 노동당 7차 당대회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북한이 연초를 '수소폭탄' 실험 시점으로 택한 이유에 대해 "당 대회 개회전에 수소탄 실험 성공을 통해 아버지 김정일,할아버지 김일성과 같은 수준의 지도자 자격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수소폭탄 보유를 선언했으나 국제사회가 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자 이를 증명하기 위해 서둘러 수소탄 실험을 감행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쉐 연구원은 이번 북한의 실험은 유엔의 1695호,1874호,1394호 결의사항을 모두 위배한 것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그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수소탄' 실험과 관련해 다시 새로운 제재 결의를 통과시킬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중국도 제재결의를 이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북한의 이번 도발로 미국이 한국과 일본간의 군사동맹 구축을 강화하려 할 것"이라며 동북아 정세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가장 먼저 한국과 일본의 군사정보 교환 협의가 공식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한일관계의 경색 상태가 풀리고 한미일 군사동맹이 더욱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할 것인데 "이는 전혀 중국이 바라지 않았던 바"라고 쉐 연구원은 강조했다.

 정지융(鄭繼永) 상하이 푸단(復丹)대 조선·한국연구소 소장도 수소탄이라는 북한의 발표에 의구심을 표했다.수소탄이 아닌 기존의 핵폭탄을 발전시킨 급의 핵실험이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북한이 외부에 자신의 성과를 과장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처음은 아니다"며 "여전히 북한의 핵무기 기술은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핵융합 기술 관련장비에서 새로운 단계를 돌파한 수준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소탄' 실험 지역이 중국 동북지역 연길(延吉)과 백산(白山)에도 충분히진동을 감지할 수 있는 거리라며 "이번 실험이 북중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중국의 대북 경제제재 참여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북중 교역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5월 개최될 예정인 북한의 5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의 대표단 파견을 예견했던 그는 이번 수소탄 실험으로 되레 중국의 대표단 파견이 빨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그는 "수소탄 실험 문제를 협의하고 북한에 자제를 요청하기 위해 중국이 대표단 파견을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면 북한이 핵실험을 지속적으로 예고해왔던 것이 심리적 피로감으로 연결돼 이번 실험에 대해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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