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기 싫었어요"

입력 2016-01-05 07:36:26

"영화 촬영이 끝나고 배역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웠다기보다 빠져나오기 싫었어요. 제가 연기한 진영이라는 캐릭터와 상대역인 석원(정우성) 캐릭터를 정말 사랑했고, 현장에서 감독님과 스태프와의 호흡도 너무 좋았거든요."

오는 7일 개봉하는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의 주연 여배우 김하늘(38)을 4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하늘은 "정말 '삼박자'가 맞았다"면서 "맨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나를 압도했다"고 전했다.

그는 "작품 선택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라면서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는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분위기라 완전히 몰입하면서 읽었다"고 강조했다.

1996년 모델로 데뷔한 김하늘은 올해가 연예계 데뷔 20년째다. 그간 '피아노' '로망스' '로드 넘버 원' '온에어' '신사의 품격' 등의 드라마와 '동갑내기 과외하기' '동감' '그녀를 믿지 마세요' '7급 공무원' 등의 영화를 통해 정상의 인기를 누렸다.

김하늘은 오는 3월 한 살 연하의 사업가와 결혼한다. '나를 잊지 말아요'는 그가 결혼 전에 선보이는 마지막 영화다. 감회가 어떨까.

"똑같아요. 결혼은 제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지만, 작품은 굉장히 많은 분과 같이해온 것이잖아요. 지금 이만치 열정적으로 올라와 있어요."

이번 영화가 5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김하늘은 올해 '여교사'와 '메이킹 패밀리' 개봉도 앞두고 있다. 전작들과는 다른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작품 선택할 때 전작과 똑같은 것은 저도 재미없어요. 그래도 파격처럼 '센' 단어는 부담스러워요. 저는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요. 조용하면서 강한 배역이요."

이번 영화에서 김하늘은 아픈 기억을 마음속 한편에 간직하고 있지만,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편에게 비밀을 밝히지 못하는 진영의 모습을 연기했다.

기존 멜로영화 여주인공의 행동반경을 벗어나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과 캐릭터 연기를 소화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제가 맡은 진영이라는 캐릭터는 자신이 아는 상황을 이끌어 가는 감정과 나중에 비밀이 드러났을 때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이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매 장면 감정의 수위 조절이 어려웠죠. 심지어 감독님께 감정을 다르게 연기한 여러 버전을 찍어놓고 나서 나중에 어울리는 편집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이야기도 드렸어요."

김하늘은 관객들이 이번 영화를 통해 기억과 사랑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여름에 영화를 촬영했어요. 기억과 사랑에 대한 따뜻한 느낌의 영화에요. 영화가 관객들에게 기억과 사랑은 그 자체로 매우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면 좋겠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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