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생존여부 못밝힌 강태용 수사

입력 2016-01-05 01:00:05

검찰 기소, 알려진 내용만 되풀이…정관계 로비 등 못밝혀 부실 논란

'용두사미 조희팔 수사'.

검찰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54) 수사가 부실 논란을 빚고 있다.

중국에서 검거된 강태용이 국내에 소환되면 조희팔의 생존 여부는 물론 범죄 금액과 은닉 재산 규모 등 조희팔 사건의 총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검찰 기소 내용은 이미 알려진 범죄 사실을 재언급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황종근)는 4일 조 씨의 2조9천억원대 다단계 사기 행각의 핵심인물로 활동한 혐의로 구속된 강 씨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강 씨에게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횡령, 배임을 비롯해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뇌물공여,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 적용됐다. 하지만 검찰이 새롭게 밝힌 범행은 유사수신 회사의 범죄 수익금 202억여원 횡령이 거의 유일하다. 검찰은 강 씨 송환에 앞서 횡령액수를 100억원으로 특정했었다. 나머지 2008년 당시 조 씨 사건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에게 1억원을 건넨 혐의와 지인 및 친인척을 통해 60여억원의 범죄수익금을 은닉한 혐의는 이미 밝혀진 내용이었다.

더욱이 검찰은 강 씨가 횡령한 200억원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도피자금으로 사용했다'는 것 외에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다. 강 씨에게 2억7천여만원을 받은 김광준 전 부장검사를 포함한 정관계 로비 의혹과 비호세력 실체, 은닉 재산 행방, 조희팔 생존 의혹 등은 기소 내용에서 아예 빠졌다.

이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용두사미 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강 씨가 검거되면서 조 씨 사기 사건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고, 검찰도 수차례 철저한 수사를 다짐했었다. 검찰은 특히 2014년 7월부터 시작된 조 씨 사건 재수사를 통한 축적된 자료와 대검찰청에서 파견받은 전문 계좌추적 수사관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강 씨 조사에 상당한 자신감을 비친 것에 비하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강 씨 검거를 계기로 더 이상 수사를 확대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듯하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대구지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강 씨 기소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앞으로 구체적인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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