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용 X선 파노라마 촬영…인간 내면의 세계 상징화
인간의 욕망은 형체가 없어 볼 수 없기 때문에 사진으로 찍을 수 없다. 이화선 사진작가는 보이지 않는 부분을 나타내는 X선으로 인간의 육체 내면을 투시해 욕망을 보여준다.
치과용 X선 파노라마 촬영기기는 일반 X선 촬영장비와는 달리 피사체를 향해 18초 동안 180도 회전하면서 피사체 내부를 기록한다. 원형의 소재는 평면으로 나타나고, 소재의 위치와 각도를 변화시키면 원근이 강조되면서 왜곡되거나 대칭 형태의 이미지가 된다. 이번 작품은 투박한 도자기, 차가운 금속, 그리고 조류와 뼈가 있는 어류 등의 생명체를 X선으로 투사해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욕망의 존재가 어떤 것인지를, 그리고 지나친 욕망은 곧 파멸을 초래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X선을 통과한 투박한 도자기는 인체가 되고 그 속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스프링은 끊임없이 꿈틀거리는 욕망의 존재를 보여준다. 파노라마 회전투사의 특성을 이용해 구멍 뚫린 작은 평면의 철판을 거대한 백화점 건물로 만들어 인간이 가지는 물질적 욕망을 드러내는가 하면, 먹이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낚싯바늘을 향하는 생선의 모습으로 억제하기 어려운 식욕을 설명한다. 그리고 새와 알은 X선의 투과 강도를 조절해 생식의 본능적 욕망을 이야기한다. 때로는 설명적으로, 때로는 추상적으로 욕망의 다양함을 보여주면서 물 밖으로 튀어나오는 물고기와 하늘을 나는 새의 모습을 통해 부족한 것을 끊임없이 채우려는 '욕망의 부질없음과 비움'을 강조한다.
대구대 디자인대학원 윤국헌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외 작가들이 발표한 X선 작품이 사물의 아름다움과 조형성에 초점이 맞추어졌다면 이화선의 '욕망'은 인간 내면의 세계를 상징화한 의미 있는 작업"이라며 "의료용 파노라마 X선 촬영장비로 창작사진을 제작한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이번 '욕망-18초간 둘러보다'전은 23일(토)까지 갤러리 선에서 열린다. 053)421-5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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