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중심 학사 개편" 대학가 구조조정 몸살

입력 2015-12-30 03:00:00

대학·구성원 학과 통폐합 갈등

영남대학교는 지금 구조조정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가 취업'진로 중심으로 학사 구조를 개편하는 프라임(PRIME'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을 추진하면서 대학 구성원 간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대학본부 측이 사업 추진을 확정하면서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인문, 예체능 계열 학과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영남대 문과대 건물에는 '구성원들의 동의 없는 프라임 사업에 반대한다'는 플래카드까지 내걸렸다. 문과대 한 교수는 "기초학문 분야는 이미 수차례 구조조정을 거쳤다. 이번에 또 문과대 정원을 감축하는 것은 학과 운영의 근간을 흔드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대구경북 대학가에 또다시 구조조정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정부가 개별 대학에 연간 최대 300억원을 지원하는 프라임 사업을 통해 취업'진로 중심 학사 개편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취업률이 낮은 인문'예체능계 정원을 이공계로 전환하려는 대학이 잇따르면서 구성원 간 내홍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교육부는 29일 프라임 사업 기본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취업'진로 중심 학과 위주로 대학 정원을 조정하는 19개 대학에 내년부터 3년간 총 6천여억원을 집중 지원한다.

프라임 사업은 '사회수요 선도대학'(대형)과 '창조기반 선도대학'(소형) 등 두 가지 형태로 추진한다. 사회수요 선도대학은 2017학년도 입학정원 기준으로 최소 200명 이상, 창조기반 선도대학은 최소 100명 이상 조정해야 한다.

이 같은 교육부 계획에 발맞춰 대구경북 대학 상당수는 이미 구조조정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경운대, 대구가톨릭대, 영남대 등 3개 대학은 200명 이상 정원을 조정하는 대형 사업을 준비 중이며, 경북대 등 나머지 대학들은 소형 사업 추진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 대구경북 대학가 관계자들은 "대형, 소형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대학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수수방관했다간 교육부에 구조조정 의지가 없는 대학이라고 찍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기초학문이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각 대학은 전공별 취업률을 기준으로 구조조정 순위를 정할 방침이다. 취업률이 저조한 기초학문 분야 학과부터 줄줄이 통폐합 우선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다.

대구경북 대학 관계자들은 "교육부는 평가지표 중 구조개혁에 대한 대학 구성원 간 합의를 배정해 내년 3월 말까지 사업계획서를 접수하고 4월 말 선정 대학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합의 과정에서 구조조정 대상의 학과 교수와 학생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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